[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컨설팅] _ 12. 작품 속에 개성(?) 있는 캐릭터를 등장시키기 위해서는 사전에 그런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만나라.

글쓰기 바로 알기 2020. 3. 23. 17:17

람들은 저마다 성격도 다르고 직업도 다르고 개성도 다르다.

그중에는 상대하기 싫은 사람도 있고 영원히 함께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 우리는 그 무리 중의 하나일뿐이다.

그들과 항상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사는 것이다. 특정한 장소에 구애됨이 없이 사람들은 만나 허물없는 대화를 나누며 자기표현을 하기도 하고 감정적 대립도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들을 글로 옮겨놓으면 어떻게 될까를 한 번 생각해보라. 특히 캐릭터가 강한 사람을 등장인물로 올리면 독자의 마음을 더욱 꿈틀거리게 할 것이다. 글을 쓰는 데 있어서 남들이 보편적으로 하는 대화나 행위들.

그리고 설명은 독자들에게 지루함만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파격적인 행위가 일어날 때 사람들은 긴장하고 몰입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래서 독자의 이목을 끌려면 특이한 캐릭터를 갖고 오면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예를 들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인물을 설정해보자. 그러려면 우선 내 주변에 그런 인물을 떠올려본다.

위에서 말했듯 평범한 거짓말쟁이는 실효성이 떨어진다. 가슴을 칠 정도로 도를 넘는 거짓말쟁이가 필요하다.

특히 흔한 소재일수록 더욱 공을 들여야 한다.

만약 내 주위에 그런 인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그를 만나 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무슨 일이든 투자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어떤 정보를 캐내기 위해선 시간과 물질적 요소가 항상 뒤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기를 잘 치는 사람, 지독한 구두쇠, 이중인격자, 폭력이 몸에 밴 사람, 도벽을 일삼는 사람 등등 우리 주변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근접하기 힘든 부류가 많다. 하지만 독자들은 그런 사람들에게 더 관심이 많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위험을 무릅쓰는 경우가 많다.

많은 책을 접하다 보면 등장인물 중 특이한 캐릭터를 만나게 된다.

작가는 그 인물을 부각시키기 위해 여러 각도에서 조망한다. 남들과 차별을 보여주기 위해 작가는 혼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작가가 캐릭터를 얼마나 잘 부각시키느냐에 따라 독자들의 반응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작가는 여러 권의 책을 쓸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많은 수고를 해야 한다. 자료 수집을 위해선 취재는 필수조건이다.

작품 속의 등장인물을 제대로 터치하기 위해서는 자주 만나 자료수집을 철저히 해야 한다.

무엇이든 투자하지 않고 얻는 것은 없다. 호수에서 노를 젓는 사람보다 바다에서 거친 파도와 싸운 사공이 기술적으로 나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그만큼 수고를 감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가치 있는 글쓰기를 위해서는 굳은 의지를 갖고 끈질긴 자기와의 싸움이 필요하다.

방구석에 앉아 상상력만으로 글을 쓰겠다는 건 위험한 도박일 수 있다. 사람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하고 소재의 현장이 되는 곳은 백 번이라도 간다는 마음이 중요하다. 경험이 많을수록 내용은 더욱 치밀해질 것이다.

그 시작은 주변 친구 중에 특정한 인물을 찾아보자. 질투가 많은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를 만나 얘기를 시도해보자. 대화 과정에서 내 상식을 뛰어넘는 부분이 무엇인지 체크한다. 어떤 경우는 질투에 집착한 나머지 살인까지 저지르는 경우도 있다. 상대방에게 장단을 잘 맞춰주면 상대방은 더욱 흥이 나서 입을 열 것이다.

그리고 대화 과정에서 목소리뿐만 아니라 표정, 제스처도 잘 관찰할 필요가 있겠다.

사람은 말에 따라 표정도 여러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눈동자가 옆으로 흔들리거나, 흰자위가 드러나도록 놀란 표정을 짓기도 한다. 또한 말하다 격하게 되면 팔을 거칠게 움직이는 동작도 하게 되고 몸을 앞으로 당겼다가 뒤로 기대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들을 잘 포착하는 것은 글 쓰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특징적인 사람을 캐릭터로 선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글을 쓰기 위해선 발로 뛸 수밖에 없다. 망설이거나 미루게 되면 글쓰기는 더욱 어려워지게 마련이다. 우선 내 주변 사람 중 특이한 성격이나 일, 그리고 버릇들이 있다면 놓치지 말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

서로 자주 만나다 보면 생각지 않은 대어를 낚을 수도 있다. 무슨 일이든 쉬운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은 자신의 의지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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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컨설팅] _ 11. 첫 문장, 첫인상에 승부를 걸어라

글쓰기 바로 알기 2020. 3. 20. 16:40

 

 

을 쓰는 데 있어서 첫 문장은 중요하다. 작가 중에는 첫 문장에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

백 미터를 달리기 위해 출발선에 서서 첫발을 내디딜 때 심정이랄까.

첫발을 떼려고 할 때 사람들은 엄청난 긴장과 초조함에 빠진다. 기록경기에서 스타트를 끊는 것은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온 집중을 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가 돌을 전후에 걸음마를 시작하게 되는 데 첫발을 움직이는 게 정말 중요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산모가 아이를 낳을 과정은 정말 힘들다. 아이가 별다른 문제없이 태어나야 인생이 순탄한 법이다.

글쓰기도 첫 문장을 잘 시작해야 전체적으로 잘 해결되어 나갈 수 있다.

비단 아기 출산뿐 아니라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 시작도 그렇고 결혼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무슨 일이든 첫 시작은 참 힘들다. 그렇지만 시작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게 인생이다.

시작하게 되면 끝이 있는 법이다. 시작 없는 끝은 없기 때문이다.

첫 문장을 시작하는 방법은 정해진 것이 없다.

단적으로 말하면 독자의 호기심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떤 밑밥이 필요한 것이다.

논술을 쓰는 경우는 첫 문장에서 문제 제기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산문을 쓰는 경우, 대화체로 시작하든, 배경 묘사로 시작하든, 자극적인 설명문을 써서 시작하든 그것은 글 쓰는 사람의 마음이다.

다만 그 내용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안일한 생각으로 시작해서는 안 된다. 김치, 생선구이, 찌개, 피자, 파스타, 빵, 각종 국물을 먹을 때 첫 식감이 중요하다. 만약 한 점 먹을 때 맛이 없으면 우리는 실망하게 되고 결국 돈이 아깝다는 생각까지 한다. 하물며 소개팅이나 맞선을 보더라도 첫인상이 중요한 법이다.

요즘 TV에서 남녀 만남을 통해 인연을 맺게 하는 프로들이 많다.

시청자들도 관심을 갖고 자기 일인 양 유심히 시청한다. 나오는 사람들의 첫인상을 보며 지레 짐작하기도 한다.

결국 첫인상이 나쁘면 사람들은 관심 밖의 일이 된다. 첫인상이 좋으면 오랫동안 함께 있고 싶어 한다.

그것이 사람의 심리다. 그래서 첫 문장에 힘을 실어라는 얘기다. 예를 들면 이런 방법이 있을 것이다.

장대 같은 비가 단 한 번도 줄지 않고 하루 종이 퍼부어댔다. 가을장마치고는 유례없는 일이었다.
물은 대청마루를 삼키고 처마 밑까지 혀를 날름거렸다.

“키우던 반려견이 계집애를 물어뜯어 피투성이로 만들었다고?”

꼭두새벽부터 전화질이 끝없이 이어졌다.
전화기를 꺼버리고 싶었지만 그러면 신상에 위험이 가해질 수 있었다.

위의 설명문과 대화체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첫 문장을 먼저 써 놓으면 독자들은 강한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까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기게 될 것이다. 그래서 첫 문장의 무게를 강조하는 것이다.

이는 소설뿐 아니라 어떤 장르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초보자들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장르 구별 없이 여러 책을 한번 섭렵해보면 좋을 것 같다.

여러 작가의 작품을 보게 되면 나름대로 그 느낌을 포착할 수 있다. 위에서 소개한 방법 외에도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으면 새로운 자기 방식으로 첫 문장을 쓸 수 있다. 한 편의 작품을 생각하지 말고 첫 문장 쓰는 연습을 자꾸 해보는 것이다. 열 개가 되듯 백 개가 되든 의지를 갖고 습작하다 보면 첫 문장에 자신감이 붙을 수밖에 없다.

문학작품 외에도 영화를 볼 때도 유의해서 살펴야 한다. 영화 상영 때 배경을 깔면서 시작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을 것이다. 산과 들, 또는 집 정원이나 방, 사무실에 앵글을 맞춰서 시작하는 경우가 있고,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나 사람이 쫓고 쫓기는 과정을 그리면서 시작하는 경우, 혹은 대화를 하며 시작하는 경우도 흔치 않게 보았을 것이다.

물론 연극이나 뮤지컬도 예외는 아니다. 이처럼 문화예술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항상 처음에 대한 진중한 태도를 가지는 것이 좋겠다.

시작이 좋아야 끝이 좋다는 생각을 갖고 도전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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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컨설팅] _ 10. 사물 하나를 오랫동안 바라보라

카테고리 없음 2020. 3. 19. 17:48

 

 

리 주변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물들이 있다. 집 안에서도 무수한 물건들이 많지만, 베란다로 나오거나 길거리를 나가면 더 많은 사물이 홍수처럼 눈에 들어온다. 그렇지만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배경 묘사를 한 번 하려고 해도 잘 떠오르지 않는다. 우리는 살면서 내 주변의 사물들을 너무 쉽게 대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 사물에 대한 깊은 애정이 없다.

물론 그 물건을 처음 샀을 때는 좋았을 것이다. 뭐든 새 물건을 사게 되면 처음에는 아끼고 좋아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그 감정은 희미해진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 물건을 대하기는 쉽지 않다. 사람 관계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친한 친구도 시간이 가면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무슨 일이든 흐트러지지 않고 지속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글을 잘 쓰려면 그 물건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막상 그 주제로 글을 쓰려고 하면 후회하게 된다. 그래서 한 물건을 관심 있게 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즉 가만히 앉아 어떤 사물을 가만히 바라보라.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온갖 생각이 다 들게 된다. 카페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거나, 맛집에 가서 음식을 보면서 시각적으로 느끼는 감정 등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그런 것들을 접하면서 먹는 즐거움도 좋지만 그 사물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내면적으로 얘기를 나누는 것도 좋은 일이다.

예를 들면 물컵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처음에는 괜한 짓을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시간이 흐르면 생각지 않은 글감을 얻을 수 있다. 종이컵에 담긴 물이지만 여러 생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종이컵은 왜 물에 젖지 않는 것일까.

종이컵은 불쌍하다.

사람들이 한 번 먹고 생을 마감하는 신세니까.

 

 

그리고 종이컵이 마치 사람이 된 양 말할 수 있다.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우리 엄마가 누굴까.

나는 어떤 나무일까. 나는 언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렇게 종이컵을 의인화시킬 수도 있는 일이다.

또한, 창밖의 나무 한 그루를 보고도 글을 써 보는 방법도 좋다.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 자기 내면적인 세계를 들여다본다.

'내 마음이 왜 이리 흔들리는지 모르겠다. 그 사람을 만나야 할지 안 만나야 할지. 사랑 고백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옷은 어떤 옷을 입고 가야 할지…….'

화자 마음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것을 보고 나뭇잎에 비유하는 것이다.

또는 흔들리는 나뭇잎을 보고 불안한 심정을 그려도 되고, 푸른 잎을 보고 나이 든 사람은 과거의 청춘을 회상하는 것도 좋다.

‘가냘픈 저 잎은 큰바람에도 이겨내는데 난 작은 일에도 이렇게 불안을 떠는 것일까. 나는 왜 용기가 없는 것일까’

하는 식으로 표현해도 좋다.

이렇듯 어떤 사물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으면 온갖 생각이 다 든다. 그 생각을 잘 모아서 글로 옮기게 되면 훌륭한 글로 탄생하게 된다. 또한 그 사물에 대한 경외심도 생길 수 있다. 사물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연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그만큼 정서도 황폐해 있다는 증거다.

그러므로 항상 사물에 대한 깊은 관심을 두고 바라보는 습관을 들였으면 한다. 내가 먼저 관심을 가지게 되면 상대방도 관심을 주게 돼 있다. 내가 먼저 손을 내밀면 된다. 나 이외의 모든 자연에 관심 어린 눈빛으로 관찰하고 가까이하라. 시간적 여유를 갖고 가만히 바라보다 보면 그것 또한 좋은 수행이 되기도 한다.

글감이 떠오르지 않으면 무엇이든 꺼내서 앞에 두고 생각하면 된다. 하나둘 습관이 붙게 되면 나중엔 자연스레 그 행동이 일어난다. 사물과 오래도록 바라보다 보면 마치 대화하는 느낌도 들 수 있다. 무엇이든 오래도록 가까이하면 친숙해질 수밖에 없다. 종이컵과의 대화를 하다 보면 나중에 종이컵을 사용할 때 과거에 나누었던 기억이 되살아날 것이다. 관심 없는 일은 빨리 잊히지만 관심을 둔 일은 기억에서 오래간다.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아주 중요한 일이 된다.

 

 

그냥 그 사물을 쳐다보기만 하면 된다.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받지 않고도 스스로 자기 세계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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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컨설팅] _ 9. 남의 작품을 따라 쓰는 것은 개성을 잃어버리는 것

글쓰기 바로 알기 2020. 3. 18. 17:35

 

세상에 책은 넘치고 넘친다. 그 많은 책 중에는 인기가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다. 흔히 베스트셀러라고 하면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끈다. 서점에 가게 되면 베스트셀러를 비치해서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그 책에 손이 가기 마련이다. 그냥 인정해 주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한편으론 베스트셀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과도한 광고에 의한 자본주의식 방법으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리는 경우도 있고, 언론을 활용하거나 출판사에서 사재기 등을 통해 베스트셀러 만드는 방법도 있다. 이러한 그릇된 출판사 행태를 비판하는 기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던 얘기다. 어떻든 이롭지 못한 방식으로 독자를 현혹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아직도 쉽게 고쳐지지 않고 있다.

또 하나 눈여겨볼 수 있는 것은 각종 문학상이다. 우리나라에서 행해지는 문학상 종류는 무려 400개를 넘어선다. 하루에 한 명 이상에게 문학상을 수여한다는 얘기다. 아마 전 세계에서 이러한 예는 없다. 그런데도 문학상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책 표지에 문학상을 받았다고 하면 거기에 호감이 가는 것이다. 특히 작가를 꿈꾸는 사람에겐 더욱 마음을 사로잡게 만든다. 그래서 그들은 그 작품을 몇 번이나 읽기도 하고 필사를 하며 습작하기도 한다. 시쳇말로 따라쟁이 공부인 셈이다. 이런 현상이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잘못 습관 되면 자기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자기 문장은 없고 남의 문장을 차용하는 결과다.

남의 노래를 모창하는 사람은 아무 잘해도 노래 원곡자를 따라, 갈 수 없는 법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남의 작품을 계속 따라 쓰다 보니 자기 개성은 사라지고 모창처럼 남의 문장으로 도배하고 있다. 국내 작가들은 대부분 필사에 대한 부분은 긍정적이다. 학원이나 일선 대학에서도 그런 교육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안 할 말로 ‘못나도 내 새끼’라는 말이 떠오른다. 우리나라 문학작품을 보면 문장들이 거의 엇비슷하다. 이야기도 엇비슷한 경우가 허다하다.

자기를 잃어버린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글 쓰는 사람이라면 자기 개성이 있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기 문장, 자기 세계를 그려야 한다. 그게 예술가의 기본적 자세라고 생각한다.

한국문학이 크게 뻗지 못하는 경우도 여기에 기인한다. 시대에 따른 변화도 잘 감지해서 대응해야 한다. 지금은 장편소설도 과거에 원고지 1,200매 내외이던 것이 500매 내외로 대폭 줄어들 만큼 세상은 변했다.

앞으로 원고지 매수에 구속되어 작품을 쓰는 일은 없어졌으면 한다. 글을 쓰는 데 너무 간섭이 많으면 제대로 예술품을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각종 문학상 공모도 마찬가지다. 항상 심사위원한테 들은 얘기는 문장 얘기다. 문학작품이 작품성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독자들의 시선은 전문가의 입장과 눈높이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어차피 작품을 쓰려면 독자에게 울림이 있는 글로 써야 한다. 독자들은 영화나 책을 읽고 나면 문장이 이러니저러니 하지 않고, 재미있나, 없나를 논한다.

이 점을 잘 유의해서 작품을 쓸 필요가 있겠다. 그러므로 유명세를 생각하여 문장 공부한답시고 막무가내 필사하는 버릇은 고칠 필요가 있다. 나만의 글을 쓰기 위해서 스스로 많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 남들한테 인정받기 위해 쓰는 행태는 고칠 필요가 있다.

연탄공장 옆에 살 게 되면 내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검정이 묻어나는 법이고, 욕 잘하는 사람 옆에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욕을 하게 되는 법이며, 폭력을 잘 쓰는 사람 곁에 있으면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으로 변질할 우려가 크다. 맹모삼천지교를 잘 생각해보라. 그래서 글을 제대로 쓸 마음이 있다면 해답부터 보고 문제를 푸는 방식을 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내 글을 써야지 남의 글을 왜 써야 하는지 자문자답했으면 한다. 참새는 참새 소리를 내야지 부엉이 소리를 낼 수 없듯이 자기 목소리를 잘 구사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훌륭한 작품을 쓰고 싶으면 ‘남의 작품을 단 하나도 읽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이 뜻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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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컨설팅] _ 8. 글을 잘 쓰고 싶으면 문장에 리듬을 타라

글쓰기 바로 알기 2020. 3. 17. 15:19

생활에 리듬을 탄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음악은 우리에게 기를 북돋우고 두뇌를 힐링 시킨다. 무슨 일이든 음악성을 가미시키면 부드럽고 즐거울 수밖에 없다. 글 장르에서 음악성은 시에서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다. 시가 노랫말 가사로 등장한 예는 많다. 그래서 시를 쓰는 데 있어서 리듬감이 있으면 시의 맛을 더하게 된다.

음악 악보에서 높낮이가 없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예를 들면 음표가 4분 음표만 있다고 한다면 밋밋하고 음악성이 떨어질 것이다. 만약 우리 주변의 산이 높낮이가 없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이처럼 높낮이가 없다면 그 감정은 반감할 것입니다. 풍광이 좋은 곳에 인재가 많이 나온다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닐 터다. 우리의 자연도 높낮이가 있음으로써 사람들은 인생 고개를 얘기하기도 하고 거기에 따른 철학가가 되기도 한다.

글을 쓰는 데도 리듬감은 필요하다. 문장부터 논한다면 단문과 장문을 적절히 배합할 필요가 있다. 단문만 자꾸 반복되거나 장문만 자꾸 반복되면 독자들은 지루하거나 식상할 수 있다. 사건 내용에 따른 단문과 장문의 배분도 중요하다. 아무래도 단문은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측면이 많다. 어떤 추적 상황을 그리거나 긴박한 상황 등속은 단문이 어울리지만, 한적한 시골의 느긋한 환경에서 단문을 사용하면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길고 짧은 문장을 적절히 구사하는 것은 독자들에게 재미를 더할 수 있는 요소인 만큼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놀이기구도 롤러코스터를 타야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글도 상황 변화에 따른 리듬감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산에 산에/꽃이 피네/들에 들에/꽃이 피네/꽃이 피면/산과 들에~

-시인 김소월의 '산유화' 중에서-

이 시는 김소월의 ‘산유화’라는 시다. 이 시는 노래로도 잘 알려진 시다.

마치 음악을 위해 만든 시구처럼 착각할 정도다.

두 사람의 관계에 금이 간 것은 성구의 여자 친구 때문이었다. 성구에겐 순미라는 여자 친구가 있었다. 그녀는 동네 남자들 사이에 인기가 있었다. 수려한 미모에 공부도 잘하고 예의가 발랐으며 집도 부유했으니 웬만한 사내치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먹지 못할 호박 한 번쯤 푹 찔러보는 심사로 남자들은 덤벼들었던 것이다. 길수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주변에선 길수와 순미가 가장 잘 어울릴 것이라는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오르내렸다.

-소설 '매향리 사람들' 중에서-

윗글은 정수리 작가의 ‘매향리 사람들’에 나오는 일부 내용이다.

위의 내용에서 보듯 단문과 장문이 적절히 배치되어 리듬감을 잘 살리고 있다. 즉 지루함을 상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글을 연결하는 데 있어서 리듬감은 중요한 요소다. 곡 연주에 있어서 리듬을 타는 것처럼 글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도 리듬을 잘 탈 때 흥겹고 즐거운 것이다. 그래서 글을 시작할 때 많은 장치가 필요하지만, 문장이 파도타기하듯 잘 넘어갈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물론 왕도는 없다. 어떻게 보면 그 모두 독자의 몫일 수 있다. 동양철학에서 음양의 조화를 논하기도 한다. 음과 양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이룰 때 조화를 이룬다고 한다. 무슨 일이든 한쪽으로 기울면 부작용이 일어나게 되고 절망하게 된다. 공부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 부자와 가난한 사람 등등 서로 차이가 있게 되면 서로를 경계하기 때문에 감정의 골이 깊어질 우려도 크다는 것이다. 글도 단문과 장문이 균형을 가질 때 그 완성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글 쓰는 일을 힘들어하거나 짜증 내면 한 줄 쓰기도 힘들다. 흔히 무슨 일이든 ‘즐기면서 하라’는 말이 있다. 물론 처음에는 어색하고 힘들지만, 몸에 붙으면 그땐 쉽게 풀려나간다. 글을 리듬감 있게 쓰는 것도 처음에 다소 힘들 수 있겠지만 자꾸 습작하다 보면 나중엔 숙련된 실력으로 나타나게 된다.

 

 

우리의 삶도 리듬을 잘 타게 되면 한층 즐거운 인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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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컨설팅] _ 7. 꿈을 잘 활용하면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

글쓰기 바로 알기 2020. 3. 16. 15:00

 

 

구나 수면에 빠져들면 꿈을 꾸는 일이 많다. 예외적으로 꿈을 안 꾼다는 사람도 있다. 꿈에 대한 해석은 제각각이다. 꿈이 미래를 예측하기도 하고, 현재의 자기 상태를 꿈을 통해 보여주기도 한다는 사람도 있다. 또한, 꿈을 길흉으로 판단하고 예민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런 반면에 꿈은 맞지 않다며 개꿈으로 여기는 사람도 없지 않다. 하지만 단순하게 인과 관계로 얘기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이 세상에 모든 일은 원인이 있기에 결과가 따른다는 것이다. 사람이 다투는 것도 뭔가 이유가 있기 때문이고, 애들이 우는 것도 배가 고프든지, 혹은 아프든지 실례를 했든지 등 그 어떤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꿈을 함부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

꿈의 유무를 떠나서 꿈을 잘 활용해서 실생활에 도움이 된다면 굳이 외면할 필요가 없다. 어떤 사람은 꿈을 통해 공부했다는 사람도 있다. 현실에서 풀지 못한 문제를 꿈속에서 풀었다는 얘기다. 그리고 꿈의 세계는 현실에서 예측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간혹 판타지 같은 일도 경험한다. 그런 일들을 글감으로 연결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래서 잠을 자기 전에 머리맡에 필기구를 준비해 두고 자는 버릇을 들이는 것도 좋을 법하다.

흔히들 꿈에 윗니가 빠지면 부모가 상한다고 하고 아랫니가 빠지면 자식이 상한다고 말한다. 물론 이 또한 100% 맞다고 단정 짓기는 힘들다. 대개 이가 약한 사람은 이 꿈을 꾸는 일이 많을 것이니 꿈이 안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이가 건강하여 평소에 이에 대한 고민이 없는 사람이 꿈에 그러한 현상이 일어나면 긴장할만한 사건이다. 이 또한 장담할 것은 못 되지만 만약 자기가 무심코 넘겼다가 나쁜 일을 당하면 그땐 어쩔 것인가? 아무튼 꿈의 세계는 인간이 해석하기는 간단치가 않은 부분이다. 믿기도 그렇고 믿지 않기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좋든 나쁘든 그 몫은 자기 것이라는 것이다.

꿈의 비밀을 알기는 인간에게 어려운 숙제일 수 있다. 평생을 꿈꾸고 살면서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인간이 지식을 쌓기 위해 아무리 공부해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 번쯤 그 한계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 꿈을 활용해서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 글 쓰는 사람에겐 형언할 수 없는 꿈속의 풍경을 배경으로 삼을 수도 있고 묘사할 수도 있다. 그리고 꿈속에 만나는 여러 인물의 심리묘사도 쓸 수 있고, 전쟁이나, 상대방과 다툼이나 죽음에 관한 것도 하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꿈은 꿈이고 현실은 현실이라고 단정하기보다. 꿈은 곧 현실이고 현실은 곧 꿈이라는 논리가 오히려 더 명답인지 모른다.

일반적으로 일을 할 때 할 수 있다고 하는 사람은 그 일을 완수해낼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고 그 일을 할 수 없다느니 어렵다느니 하는 사람은 그 일에 실패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꿈을 현실로 끌어올 수 있고, 이를 잘 활용하여 글쓰기에 도움에 된다고 하는 사람은 단 하나라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의 능력은 무한하다. 생각의 차이는 클 수밖에 없다. 영웅들은 남이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해낸다는 점이다. 그래서 영웅이 되는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남들에게 우상의 인물이 될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잠자리에 들면 조금은 비장해지자. 꿈을 등한시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현대인들은 일과가 너무 빠듯하다. 여유 있는 시간을 가지기도 힘들다. 수면시간도 부족하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꾸어지는 꿈이라면 좀 더 관심을 두고 연구해 보았으면 한다. 꿈속에 있다가 눈을 뜨면 꿈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반대로 현실처럼 꿈이 생생한 것도 있다. 하지만 꿈꾸다 깨어날 때 최대한 긴장해서 일어나는 훈련을 해보라. 그렇게 하면 이전보다 꿈에 대한 기억을 훨씬 더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얘기가 막연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런 경험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꿈을 무기로 작품이 만들어진다면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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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컨설팅] _ 6. 편식하면 건강에 나쁘듯 공부도 폭넓게 해야 글쓰기가 수월하다.

글쓰기 바로 알기 2020. 3. 13. 15:54

쟁을 치를 때 어떤 과목이 필요할까?라는 질문이 있었다. 한마디로 일갈하면 모든 학문이다 필요하다. 심리학, 수학, 과학, 체육 등등 모든 학문이 다 동원되는 게 전쟁이다. 공자도 편협한 학문을 경계했다. 수학 음악까지 두루 섭렵해야 한다는 게 공자의 가르침이다. 그런데 오늘날 사람들의 공부 방식은 문제점이 없지 않다. 경영학을 전공한 사람은 경영학만, 의과대학을 나온 사람은 의학을, 법과대학을 나온 사람은 법학만…. 이런 식으로 학문이 진행된다면 많은 사람과 교류하기는 쉽지 않다. 자기 학문과 관련 없는 사람과는 대화가 단절될 우려 성이 많다는 것이다. 멀티학습이 중요하다. 우리 교육이 문, 이과로 나눈 것부터 문제다. 통합교육이 필요하다.

위와 같은 측면을 고려하여 문학 공부도 예외가 아니다. 문학을 하는 사람은 문학 서적만 읽으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문학 공부를 하기 위해선 삶에 천착한 다양한 학문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지 않고 문학 기법을 배우거나 문장 공부가 전부인 양 문학 공부를 한다면 다소 문제가 되는 것이다. 만약 소설 장르에서 주인공이 미용실을 경영한다면 미용에 대한 해박한 상식이 필요하고, 어부가 있으면 고기잡이에 대한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인물에 대한 성격묘사를 제대로 하려면 심리학 공부도 튼실히 쌓아야 한다. 또한 살인사건이 있으면 의학적 상식도 요구되기도 한다. 그리고 대화체에서도 계층 간, 세대 간 다양한 말투가 요구되기도 한다. 이처럼 소설에 등장하는 여러 현상이나 사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토대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글은 함부로 쓰면 안 된다. 한 번 인쇄되고 나면 되돌리기 어렵다. 그러므로 한 편의 작품을 쓰기 위해선 다양한 학문과 글쓰기 교육이 필요하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책 중에 유명 문인들이 펴낸 일부 작품에서 지식이 부재한 경우가 더러 있다. 전문적 지식이나 미숙한 경험을 극복하지 못하고 문학 기법과 문장력에만 의존했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시대적 상황에 편승하여 기회주의적인 글쓰기를 하는 이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1980년대 한때 노동 문학이 활성화된 일이 있었다. 그 당시 여기에 관심을 두고 작품을 쓴 작가들이 일부 있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작업하는 일에 있어서 전문성이 없다 보니까 거짓으로 묘사하거나 현장을 왜곡시키는 일까지 일어났다. 평론가들도 공장에서 현장 경험이 없던 탓에 그 작품만 읽고 평론을 쓰는 일이 많았다. 책상머리에서 평론을 위한 평론을 썼으니 그다지 성의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결국 그 작품을 읽은 독자는 피해자로 전락한다. 적어도 작가나 평론가는 책임성 있는 행위를 해야 한다. 회사의 경영법이나 노동자에 대한 참 지식, 그리고 기계에 대한 기본적 지식이 있었어야 했다.

일례로 하나의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그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을 마치 그 기계가 한 것처럼 묘사되는 경우가 있다. 이렇든 오류가 많이 발견되지만, 평론가나 그 직무에 관해 모르는 사람들은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다. 어떤 확인 작업 없이 평론을 했다는 얘기다.

그 사물에 대해 모르면 손을 뻗지 말아야 한다. 충분히 공부한 다음 펜을 들어야 옳다. 다양한 학문이 준비되지 않으면 그 작품은 이미 죽은 작품이다. 어떤 그릇을 하나 만들더라도 많은 학문과 공이 들어가야 한다. 그릇의 재질, 강도, 내열, 내구성, 나아가 소비자의 심리까지 잘 파악해야 한다. 물건은 도깨비방망이처럼 뚝딱 생산되는 것이다. 수많은 공정이 있고, 사람의 열정이 더해져서 생산되는 것이다. 시쳇말로 몸으로 때우겠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풍부한 지식과 경험이 더해질 때 작품은 제대로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이다. 왕이 되기 위해선 백성들의 다양성 목소리를 듣고 그에 따른 공부를 해야 한다. 만약 왕이 수학을 좋아한다고 해서 수학만 논한다면 정국은 어떻게 되겠는가?

 

그래서 군주가 되고자 한다면 다양한 학문이 바탕이 돼야 한다. 그것은 최고의 소통 수단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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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컨설팅] _ 5. 남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라

글쓰기 바로 알기 2020. 3. 12. 18:11

 

 

늘날 남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많지 않다. 개인주의가 팽배해지면서 사람과의 대화는 축소되고 대화 시간마저 대폭 짧아졌다. 하물며 가족 간의 대화도 힘든 세상이다. 핵가족인 영향도 있지만 단출한 가족 수 임에도 한 탁자에서 밥을 먹는 것조차 쉽지 않다. 모두 제 일하기 바쁜 세상이다. 맞벌이부부가 많은 탓에 부부간 대화도 어려운 지경이다. 이제 사람들은 사람과의 대화보다 컴퓨터나 휴대폰과 대화를 한다. 사람 냄새를 맡는 일은 이제 남의 얘기가 된 것 같다. 그만큼 우리는 팍팍한 세상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고민이 있거나 힘든 일이 일이 있으면 가족이나 친구보다 휴대폰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친구와 연락도 말보다 문자로 대화하는 일이 많아졌다. 휴대폰 요금 관계가 걸림돌이 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그리고 문자로 대화하는 걸 편하게 여기는 것 같기도 하다.

어떤 형태로든 남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말하다 보면 감정이 개입되어 상충하기도 하고 결별하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한다. 누구 잘잘못을 묻기 이전에 사람들은 자기 위주로 말하기 때문에 자칫 상대방과 이질적인 감정과 오해를 살 수 있는 것이다. 설사 그런 부작용이 있더라도 대화는 지속되어야 한다. 
차를 모는 운전자들은 차를 주차하기도 어렵고 안전사고로 인한 정신, 육체적 고통을 당하지만 차를 운전하듯 사람과의 대화도 짜증 나거나 속상하더라도 또다시 만나 끊임없는 이야기를 나눌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입이 잇다는 것은 말하며 살라는 것이 아닌가. 술도 먹을수록 는다는 말이 있듯이 말을 많이 할수록 말솜씨도 느는 법이다. 

특히 글 쓰는 사람에게 있어서 대화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어떤 취재를 하기 위해 현장 사람을 만나 정보를 얻으려면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 말을 하다 보면 생각지 않은 이야기도 듣게 되는 것이다. 글은 이야기다. 우리 삶을 이야기로 만드는 작업이다. 그래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요즘 스토리텔링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딱딱한 사무실에서 회의를 하는 것도 경직된 사무직 분위기를 떠나 이야기를 나누듯 편한 분위기를 가져간다. 이처럼 사회 분위기는 이야기 문화로 크게 확산하고 있다. 실제 ‘이야기’ 그 자체의 이미지는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다. 유년 시절 때 누구를 대상으로 하든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흥미로웠던 나머지 귀를 쫑긋 세우고 듣는 일이 많았었다. 그만큼 이야기 그 자체는 우리에게 여유를 가져다주는 일이기도 하다. 이야기가 재밌든 재미없든, 무섭든 무섭지 않든, 이야기는 이야기일 뿐이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이미 서로의 마음이 동한다는 얘기다. 이야기를 나누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위와 같이 어떤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글감들을 하나씩 수확할 수 있다. 
술자리에서 군대 얘기. 이성문제 얘기. 사기당한 얘기. 가족 불화 등속을 얘기하다 보면 생각지 않은 소재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 예는 문단 활동하면서 많이 보아왔다. 문우 얘기를 듣다가 집으로 돌아와 작품으로 연결시켜 책을 펴낸 이가 가끔 있다. 그 작품을 보고 문우는 ‘내가 남 좋은 일 시켜줬군’ 하며 씁쓰름한 미소를 띠기도 한다. 
이처럼 만남의 상대는 그 누구라도 상관없다. 이야기를 보다 하면 의외의 대어를 낚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라는 것이다. 잠깐 대화를 나누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자세히 알려면 시간적 여유를 갖고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게 좋다. 그러다 보면 사람의 심리상태까지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 주위에 몰려 앉아 옛이야기 듣던 시절은 너무 멀어진 것 같다. 더구나 혼족이 만연하고 음식점이나 술자리에 가도 나홀로족이 많아 대화를 나누기가 쉽지 않다. 조금 저 열린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남들과 이야기 자리를 만들었으면 한다. 

 


글을 떠나 그게 사람 사는 맛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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