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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21 [책 소개]: 톨스토이 단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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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톨스토이 단편선
안녕하세요. 정 많은 정쌤입니다. :)
아 오늘 더위가 꿈틀댐을 느꼈습니다. 심상치가 않아요.
그래서 수업 마치고 에어컨 청소를 엄청 했는데요, 더워지는 날에 무서움을 느끼면서 전열을 가다듬었습니다. ㅎ
우리 아이들의 폐는 소중하니까요. 저 역시도 몇 시간씩 목을 쓰는 수업의 특성 때문에 에어컨에 먼지가 있으면
금방 목이 아파지더라고요. ㅠ
오늘은 좋아하는 책을 소개하려 합니다. 뛰어난 문학작품들과 좋은 책이 많아 한 권을 고르기 어려웠는데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읽고 큰 울림을 느꼈던 책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거리적으로는 먼, 그러나 고려인의 설움 때문에 가깝게 느껴지는 러시아에서 태어났습니다.
주요 작품에는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 《부활》 등이 있죠. 특히나 《안나 카레리나》는 소설계의 교과서로 칭해질 만큼 정확한 서사구조로 많이 회자되는 작품입니다.
그의 이미 육체는 먼지가 되었으나 종교와 인생관, 죽음, 육체와 정신 분야를 작품 속에서 논하였습니다.
이름이 생각보다 긴 이 할아버지는
[ Lev Nikolayevich Tolstoy]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러시아의 작가 겸 사상가입니다.
그중 고등학교 때 제 마음에 울림을 주었던 건 그의 단편선 중 ‘세 가지 물음’ 이었습니다.
잠시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한 나라의 왕은 어느 날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어떤 일을 시작해야 할 적시를 항상 안다면, 귀를 기울여야 할 사람과 피해할 사람을 항상 안다면, 그리고 무엇보다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을 항상 안다면 무슨 일을 하든 실패하지 않을 텐데.’라는 고민이 있었죠.
이 질문에 답을 내놓는 사람에게는 큰 상을 내리겠다고 온 나라에 선포했습니다.
수많은 학자가 왕을 알현했으나, 그들의 대답은 모두 달랐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대답도 왕에게 명쾌함을 주지 못했죠.
그러던 어느 날 왕은 아주 지혜롭다고 알려진 은사에게 조언을 구하기 위해 은사가 살고 있는 숲으로 향했습니다.
은사는 서민만 만났기 때문에 왕은 소박한 옷을 입고 은사의 암자에 도착하기 전에 말에서 내려 호위대를 남겨두고 혼자 걸어갔죠.
그는 세 가지 물음에 대한 해답을 물었으나 은사는 대답 없이 파고 있던 땅을 다시 파기 시작했습니다.
‘지치신 것 같은데 저에게 가래를 주십시오. 제가 잠시나마 대신 일하겠습니다.’
‘고맙구려.’
은사는 왕에게 넘기고는 땅에 앉았습니다. 왕은 해가 뉘엿뉘엿 질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왕은 은사에게 물었으나
‘누군가 여기로 달려오는군. 어디 누구인지 봅시다.’ 라며 엉뚱한 말을 했습니다.
왕과 은사를 향해 수염이 덥수룩한 남자가 달려오고 있었고, 남자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배를 부여잡은 채 달려와 기절하듯 쓰러졌습니다.
왕은 조심스럽게 남자의 배를 닦아 내고 자신의 손수건과 은사의 수건으로 붕대를 만들어 상처에 감았습니다. 몇 번이고 반복하여 피를 멈추게 한 뒤 신선한 물을 남자에게 가져다주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해가 저물어 남자는 왕과 은사의 도움을 받아 암자로 옮겨졌습니다. 왕은 너무나도 피곤해서 정신없이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잠에서 깨자 남자는 왕을 보며 용서를 구했습니다. 당황한 왕은 당신을 모르니, 용서할 일도 없다고 했지만 남자는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당신이 내 형을 사형에 처하고 내 재산을 몰수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당신에게 복수하기 위해 정보를 입수하여 당신을 죽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가 다 가도 당신은 돌아오지 않더군요. 그래서 잠복해 있던 나는 당신의 호위대와 마주쳤고 그들은 나를 알아보아 상처를 입혔습니다. 나는 그들을 피해 달아났지만 당신은 나에게 붕대를 감아주었고, 살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왕은 적과 화해했고, 남자를 용서하며 그를 돌볼 하인과 의사를 붙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재산도 되돌려주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왕은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그는 남자와 인사 후 문밖으로 나와 은사에게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을 마지막으로 물어보려 했습니다.
은사는 답을 전날 파 놓은 고랑에 씨를 뿌리고 있었고, 왕의 물음에 당신은 이미 답을 얻었다고 했습니다.
왕이 재차 묻자,
당신이 어제 허약한 나를 가엾게 여겨 나대신 고랑을 파지 않았다면 돌아가는 길에 남자는 당신을 해쳤을 거요. 그러면 당신은 후회했겠지. 따라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당신이 고랑을 팠던 때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나였으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나를 도와준 일이었소.
이후에 남자가 우리에게 달려왔을 때 가장 중요한 수간은 당신이 남자를 돌보았을 때였소. 당신이 그의 상처에 붕대를 감아주지 않았더라면 그는 당신과 화해도 못 한 채 죽었을 것이기 때문이오. 그러므로 그가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고, 당신이 그에게 한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소.
그러니 기억하시오. 중요한 순간은 바로 ‘지금’이라는 사실을 말이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순간인 이유는 우리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 때문이오.
또한 가장 필요한 사람은 지금 당신과 함께 있는 사람이오. 그 누구도 자신이 앞으로 어떤 사람과 인간관계를 맺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라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은 함께 있는 그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것이오. 이는 인간이 이 세상에 온 유일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오.
제가 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입니다. 동시에 제겐 제일 어려운 것이기도 합니다. 매번 새로운 아이들과 만날 때마다, 새로운 사람들을 보고 생각할 때 참 어렵습니다.
사람은 정해진 메뉴얼이 없거든요.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을 때, 잃는 것이 얻는 것보다 많았습니다. 공들인 모래 탑을 파도가 삽시간에 쓸어가 버린 감정을 느낀 지도 여러 차례.
그런데도 여전히 저를 움직이는 건 ‘사람’입니다.
고등학교 때 책을 읽고 울림을 느꼈던 이유도 톨스토이가 하고자 말이 내가 찾고 자 했던 그 ‘생각’ 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오랜만에 책장에 조용히 서있던 책을 꺼내 마음에 남는 문장도 간단히 적어보고, 생각을 다잡아도 봅니다.
톨스토이 단편선 2
정 많은 정쌤은 내일 다시 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