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컨설팅] _ 29. 경직된 글은 피해의식에서 나온다.
우리는 삶을 사는 동안 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
기쁨, 슬픔, 짜증, 분노 등을 가끔 경험하게 된다.
학교에서나 사회에서 받는 각종 스트레스는 사람을 절망 속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요즘 분노조절장애와 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우리 사회가 그만큼 정신, 육체적으로 힘들게 만들고 있다.
특히 빈부격차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은 삶의 뿌리를 흔들기도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경직돼 있다는 평판을 외국인에게서 듣는다.
삶에 찌들어 여유로운 문화 활동이 상실되고 먹고살기에 급급하다 보니 자연히 얼굴이 어둡고 경직될 수밖에 없다. 그 현상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가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사람들은 머리를 맞대면 단골 메뉴처럼 나타나는 것이 정치 이야기와 직장내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 사고들이다. 물론 이성 문제도 한몫하는 것 중에 하나다.
사연이 얼마나 많으면 밤새 이야기해도 끝이 없는 경우가 있다.
그만큼 피해 의식에 젖어 산다는 척도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글을 쓰게 해보면 거의 다 경직된 글을 쓴다.
분노에 가득 찬 마음을 글로 풀고자 하다 보니 자연히 경직된 글이 안 나올 수 있겠는가.
마치 무기를 들지 않았지만 글로 가해자한테 폭력을 쓰는 듯했다.
필자도 사는 동안 분노를 억제하지 못한 경우가 더러 있었다.
특히 노동자 생활할 때 상사로 받았던 갑질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열악한 임금구조와 장시간 노동은 생활환경을 뒤집어 놓았기 때문이다.
모든 인생을 회사를 위해 투자하는 것 같았다.
바깥에서 즐기는 시간은 거의 없었다.
일요일도 특근한다고 출근했으니 가족과 가까운 곳에 산책할 여유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하나씩 그 분노가 쌓여갔다.
노동자들은 그 분노를 이기지 못해 집회하기도 한다.
필자 같은 경우도 그러한 경험을 한 적 있었다.
그 경험을 글로 옮긴 적 있었는데 역시 경직된 글로 나타났다.
마치 거친 파도가 바위를 때리듯 필자의 글은 지극히 경직돼서 부드러운 글은 자리할 수 없었다.
분노조절장애란 병도 이해가 간다.
그러한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아픔을 알기 어렵다.
어떻든 피해자로 지냈던 그러한 삶은 고스란히 경직된 모습으로 글에 나타났다.
제삼자들은 글을 쓴 사람보다 훨씬 더 잘 느낀다.
저자는 자기감정에 치우친 나머지 자신의 경직성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글을 쓸 때 감정의 기복이 있어서는 곤란하다.
이러한 경우 그 대안으로 습작을 끊임없이 하라거나 작품에 대한 여러 사람과 합평을 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실천을 하다 보면 경직된 글은 다소 줄어 들것으로 확신하다.
경직된 글을 접하게 되면 책을 읽는 사람조차 마음이 어둡고 경직될 우려가 높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속성이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이 내 글을 기피한다면 그것은 다시금 생각해볼 일이다.
단 유의할 것은 경직된 글이라고 해서 작품성이 없다는 쪽으로 몰고 가면 곤란하다.
모든 것은 일장일단이 있기 때문이다.
경직된 글과 경직된 대화는 상대방을 힘들게 만든다.
무슨 일이든 넓은 소통을 하려면 잦은 만남과 많은 글쓰기를 통해 극복해야 한다.
같은 말이라도 억양이나 말투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질 수 있다.
이런 부분이 단시간에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점차 극복될 수 있는 부분이다.
글쓰기를 통한 자기 수행도 된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글은 흥분된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마력이 있다.
문인들은 대개가 마음이 부드럽고 안정돼 있다.
무슨 일이든 마음이 안정돼 있지 않으면 사고 칠 가능성이 높다.
마음이 언짢은 상태에서 아니 흥분된 상태에서 글을 구상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항상 느긋한 마음을 갖고 가슴속에 내재한 분노를 다독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노자의 말을 빌리면 부드러움이 딱딱한 것을 이긴다고 하질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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