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컨설팅] _ 28. 문장이 맘에 안 들면 통째로 빼라.

글쓰기 바로 알기 2020. 4. 23. 15:30

 

을 건축하는 과정에서 소재가 적합하지 않은 것을 만날 수 있다.

무슨 일을 하게 되면 그 과정에서 항상 변수는 있기 마련이다.

마음먹은 대로 일이 잘 풀리면 아무 걱정 없겠지만 일이란 게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만약 집을 지을 때 미송이 없어서 참나무를 써야 하는지 아니면 물푸레나무를 써야 하는지 나름 고민을 하게 된다.

집을 짓는 사람은 실수하지 않기 위해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

잘못 건축하여 물이 새거나 틈이 벌어진다면 그 목수는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하나의 집이 완성되기까지 긴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집을 짓는 동안 크고 작은 문제는 항상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목수는 그에 따른 대비가 필요하다.

만약 기둥을 세웠다가 디자인이 맞지 않거나 하자가 있는 나무라면 목수는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기둥 디자인을 바꾸거나 나무 재질이 좋지 않으면 흔히 하는 말로 땜질을 해야 한다.

그게 불안하면 아주 기둥을 뽑아버려야 한다.

판단은 본인이 해야 한다.

어떤 방법이 효율적인지 가늠해봐야 한다.

만약 자꾸 고치다가 오히려 시간과 돈을 낭비할 수 있다.

그럴 것 같으면 차라리 기둥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게 더 낫다.

글을 쓰는 데 있어서 이를 잘 적용한다면 효율적인 글쓰기로 이어질 수 있다.

글을 쓰다 보면 문장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혹은 이야기가 앞뒤로 맞지 않을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면 대개의 사람은 문장을 바로잡기 위해 몇 번이고 수정을 가한다.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도 나아지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때 과감하게 그 문장을 통째로 빼버리는 방법을 쓰게 된다면 의외로 글이 잘 풀릴 수 있다.

필자도 종종 그런 경험을 했다.

글을 쓰다가 문법이나 내용이 내 의도를 빗나가면 통째로 지운 적이 있다.

한 번은 장편소설을 집필한 적이 있는데 전체 분량의 절반 이상을 쓴 상태였다.

문장을 떠나 이야기 자체가 내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 것이다.

필자는 오랜 고민을 했다.

고치려니 시간이 더 걸릴 것 같고, 통째로 버리자니 그동안 수고가 아까웠다.

고민 끝에 전체를 버리기로 결정했다.

마치 자식을 갖다 내버리는 것 같은 심정이랄까.

하지만 더 붙들고 있는 것은 오히려 더 힘들게 만들 것 같았다.

그래서 난 모든 자료를 다 지우고 다시 시작했다.

작품을 완성하고 났을 때 머릿속은 홀가분했다.

‘지난 작품 잘 버렸다. 버리지 않았다면 지금도 그 작품 때문에 골머리가 아플지 몰라’ 하는 생각이다.

그러므로 손이 많이 가는 문장이나 이야기는 눈 질끈 감고 버리는 것이 좋다.

억지로 붙들고 있으면 오히려 스트레스만 더욱 쌓일 뿐이다.

모든 것은 버릴 때 그 순간은 아쉽고 마음이 아프지만, 세월이 지나면 차츰 무뎌지게 돼 있다.

포기한다는 것은 새로운 일을 창출한다는 소리와 같다.

무슨 일이든 미적거리거나 아까워하면 그 결말은 비효율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무엇을 고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 성격 고치기 어렵듯, 습관처럼 굳어져 있는 자기만의 글쓰기를 과감하게 손질할 수 있는 용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억지로라도 자신의 습관을 바꾸려고 노력하면 불가능한 일도 없다.

필자는 문장이 꼬이거나 짜증이 나거나 하면 휴지통에 과감히 버린다.

음식을 잘못 먹어 속이 메슥거리게 되면 과감하게 토하는 게 오히려 속이 편한 법이다.

메슥거리는 상황에서 오랫동안 머리 굴리며 시간과 전쟁을 벌이는 것보다 훨씬 낫다.

그러므로 글쓰기에서도 머리 싸매지 말고 통째로 버리는 연습부터 하라.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쓰면서 스트레스받을 필요가 없지 않은가.

 

즐기면서 쓰려면 그만큼 배포 큰 용기도 필요한 것이다. 포기하는 순간만큼 행복한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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