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컨설팅] _ 35. 특별한 대안이 없으면 남이 가던 길로 가라.

글쓰기 바로 알기 2020. 5. 8. 15:26

나의 작품을 구상할 때 온갖 생각을 다 하게 된다.

구상하다가 안 되면 차를 마시기도 하고 노래를 듣기고 하고 때로는 시원한 바람을 쐬기 위해 밖으로 나가기도 한다.

산모가 아기를 낳듯 한 편의 작품을 낳기까지도 힘든 여정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

도깨비방망이 두드리듯 순간적으로 완성된 작품이 나올 수 없는 것이다.

만약 원고를 청탁받아서 기한 안에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작품을 완성해야 한다.

뚜렷한 작품 구상이 되지 않은 상태라면 작가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

무에서 유로 창조하는 것인 만큼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사람과 철저히 차별화된 작품을 내놓을 때 작가의 위상은 서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산통을 겪듯 자기와 싸움을 해야 하는 것이다.

구상했던 작품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 최후의 수단은 기존의 기법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어떤 등산가가 산길을 가고자 할 때 자기만의 새로운 길로 가고 싶을 때가 있다.

그렇지만 없던 길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남이 가던 길로 가는 것은 더욱 구미에 맞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만약 해가 기울기 전에 정상을 밟아야 한다고 하면 치밀한 계산을 앞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문명은 모험가에 의해 뚫리거나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길도 처음부터 나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손이 미쳤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무슨 일이든 새로운 일을 하게 되면 불안하고 초조할 수밖에 없다.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도 힘들다.

그렇지만 내가 가야 할 길이라면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고장이 많이 나야 훌륭한 기술자가 되듯이 많은 시행착오 끝에 훌륭한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만약 자신이 없다면 일찌감치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모색하는 게 좋다.

시간을 끌다가 아무 것도 되지 않으면 절망밖에 얻을 게 없다.

이러한 경우 필자가 권하고 싶은 것은 그냥 남이 걷던 길을 따라가라는 것이다.

남다른 재주를 발휘하기는 힘들지만 기본점수는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정해진 용기에 재료를 넣으라는 얘기다.

흔히들 문장 연습하기 위해 필사를 많이 한다.

자기만의 문장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남보다 빨리 문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필사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

어떤 방법이 나은지는 단정할 수 없다.

다만 어떤 방식을 채택하든 자기 목소리를 가졌으면 한다.

그게 예술가의 기본자세가 아닐 듯싶다.

어떤 글이든 기본적 형식을 갖고 있다.

그 형식대로 따르면 크게 고민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흔히 하는 말로,

시는 시어를 반드시 써야 하고,

함축성이 있어야 하고,

짧아야 하는지,

그리고 미학적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 등등,

소설에 있어서도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과정을 그대로 지켜야 하는지,

그리고 분량도 원칙을 지켜야 하는 건지,

그 외 인물묘사 배경묘사 등을 하지 않고 스토리를 가져갈 수 없는지 등등.

어떻게 보면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들릴 수 있다.

과거 일부 과학자들은 말도 안 되는 연구 자료를 내놓거나 말했다가 세인의 비웃음을 사거나 참수를 당한 일도 있다.

그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날처럼 문명이 발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남이 이뤄놓은 일을 그대로 따라 한다면 그러한 부작용은 없다.

싸울 일도 감정 상할 일도 발생하지 않는다.

그 대신 큰 발전이 없을 것이다.

선택은 자기 몫이다.

자신 없으면 기존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라.

눈길을 차로 몰고 갈 때 앞에 선행하는 차가 내놓은 타이어 자국대로 따라가면 사고 위험성은 훨씬 줄어든다.

앞 사람의 희생이 있었기에 본인은 그 혜택을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상황이 일어나든 너무 무리하게 마음의 짐을 쌓지 말라는 뜻이다.

오늘이 아니면 내일이 있는 것이고, 고장이 나면 다시 수리하면 되는 것이다.

 

항상 여유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자기 세계관을 갖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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