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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컨설팅] _ 56. 글쓰기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요즘은 100세 시대라고 한다.
60세의 환갑잔치는 옛이야기가 됐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고령화는 사회문제가 됐다.
저출산이 심화하면서 사회적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진 데 비해 노동 연한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정년까지 근무하는 사람은 예전보다 훨씬 줄었다.
정규직도 과거보다 턱없이 줄어든 것도 눈에 띈다.
불안정한 직장 생활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노후준비를 단단히 해두지 않으면 고통스러운 미래를 보낼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노후준비는 만만치 않다.
젊은 시절부터 장기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절대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지금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앞으로 더 연장될 가능성도 크다.
수명을 100세로 보았을 때 실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퇴직 후 50여 년을 버틴다는 건 힘든 여정일 수밖에 없다.
요즘 이혼율 급증, 부모와 자식 간의 불화, 결혼 기피 등속은 귀에 익은 기사들이다.
글 쓰는 사람들도 이에 긴장할 필요가 있겠다.
작가가 되고 싶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고, 나아가 인기 작가가 되고 싶을 것이다.
연예인 지망생들도 그런 꿈을 꾸고 그 험한 바다로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먼 미래를 계산하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만 바라보고 몸을 던진다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겠다.
프로 세계는 냉정하다.
운동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 퇴출당하기 일쑤다.
그러므로 탄탄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든 멀리 내다보고 차근차근 준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글쓰기를 처음 할 때는 이것저것 쓸 거리가 많아 보인다.
로또처럼 뭔가 크게 터뜨릴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리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것 같은 착각도 일어난다.
처음엔 이렇게 패기가 넘친다.
무릇 출판사도 그렇다.
한 권만 터뜨리게 되면 대박사건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 꿈을 꾸고 덤벼드는 일부 출판사가 있다.
우리나라 출판시장을 보면 대부분이 소규모를 운영되고 있다.
그렇게 뛰어들었다가 문 닫는 출판사가 부지기수다.
멀리 내다보고 투자를 해야 함에도 눈앞의 이익만 바라보다가 실패를 하는 것이다.
글쓰기도 유의해야 한다.
일단 작가가 되고 나면 그때부터 고민거리가 늘어난다.
작가가 되었으니 글도 많이 써야 한다.
글로 먹고살려면 부지런히 써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글 쓸 거리가 풍부해야 한다.
사업가도 사업을 잘하려면 자본과 기술이 뒷받침돼야 하듯이, 작가도 이와 동일하다.
작가들은 소재가 바닥나면 취재하러 다니게 된다.
옆의 사람 말도 귀담아듣는다. 소재가 궁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구걸하듯 뛰어다녀야 한다. 집에 먹을거리가 없으면 험한 일도 가리지 않고 해야 하는 법이다.
그러다 보면 작가의 길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돈이 될 만한 게 있으면 가리지 않고 쓰게 된다.
소설만 쓰겠다는 사람이, 다른 장르까지 넘보게 되고 회사 사보나 대필 등속도 마다하지 않는다.
극단적으로는 남의 작품을 도용하기도 한다.
자격증을 획득하거나, 대학에 합격하거나 취직을 하게 되거나, 문단에 등단하게 되면 모두 환호성을 지른다.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다.
결혼하면 신혼 꿈에 젖어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장담들 하지만 실제 살아보면 그 허상이 드러난다.
글 쓰는 사람들도 신춘문예다. 문학상이다. 해서 받게 되면 무슨 큰일을 저지른 것처럼 기뻐한다.
그래서 인기 작가가 되면 책을 많이 쏟아 놓는다.
그러다 보면 짧은 기간에 갖고 있던 소재들은 모두 바닥나 버린다.
유명 작가가 되면 취재 다닐 시간도 없다.
그러다 보면 방 안에서 머리를 쥐어짜며 글을 쓸 수밖에 없다.
내가 아는 지인들을 보면 얼굴 표정이 밝지 않다.
생각에 찌든 건지, 우울증이 있는 건지, 알 수 없는 인상파를 본다.
그런 모습을 보면 조금은 안쓰러워 보인다.
문학을 처음 접할 때 미래의 자기 모습을 예상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현역 인기 작가들의 사진이나 영상을 한 번 보면 한눈에 그 느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 대한 준비 없이 뛰어드는 것은 반대한다.
어떤 일에 전혀 경험이나 지식 없이 억지로 글을 짜내는 작가들이 많다.
그래서 일부 작가들은 자료수집에 여념이 없다.
신문 기사도 함부로 넘기지 않는다.
그리고 잡문에도 관심을 가진다.
예전에 대하소설을 쓴 작가들을 보면 존경스러울 지경이다.
긴 글을 쓰기 위해 얼마나 힘든 고통을 감수했을까 하는…….
한편으로는 제대로 역사고증을 했을까 하는……
또는 사람이 태어나서 제대로 쓸 수 있는 작품의 양은 얼마나 될까 하는……
아무튼 그런 작품들은 훗날 역사가 평가하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고통스러워하면서 할 필요가 있을까.
요즘 많이 통용되는 ‘즐기면서 하라’는 말이 떠오른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은 늘 불안하다.
그런 삶은 행복하지가 않다.
독자를 위한 글이 아닌 나를 위한 글을 썼으면 한다.
자본의 힘에 노예가 되고 독자들에게 볼모로 잡히면 그 삶은 자유롭지 못하다. 글 쓰는 이는 그 누구도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 돼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한 편의 글을 더 쓰겠다는 욕심보다 노후 준비하듯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지식과 경험 쌓기에 매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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