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컨설팅] _ 53. 인용문을 즐겨 쓰지 말라

글쓰기 바로 알기 2020. 6. 12. 19:14

 

리는 어떤 대화나 글을 쓸 때 남의 말이나 글을 인용하는 일이 가끔 있다.

인용은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데 있어서 하나의 무기가 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대화 과정에서 상대방이 이해를 못 하거나 협조해주지 않으면 남의 얘기를 끌고 오는 경우가 많다.

가장 많이 활용하는 부분은 아마도 유명한 사람들일 것이다.

“사기를 보면 ‘두 영웅이 같이 설 수 없다’라는 말이 있어.”

 

또는 우리가 흔히 쓰는 사자성어를 빌려오는 경우도 있다.

 

 

“사자성어에 ‘군인신직’ 이라는 말이 있듯이 대통령이 어질어야 관료들이 바르고 곧은 법이지.”

우리는 일상 대화나 언론에서 어렵지 않게 이러한 인용들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논문 같은 경우는 인용이 보편화하여 있다.

마치 인용이 없으면 논문은 모양을 갖추지 못한 것처럼 여길 정도다.

그래서 논문은 유달리 인용이 많다.

논문 자체가 비교 분석을 기초로 하므로 일정 부분은 이해가 간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의 논문을 살펴보면 인용 건수의 빈도를 알 수 있다.

인용이 많을수록 각주를 다는 것도 비례해서 늘어난다.

지나치게 많은 인용문을 접하다 보면 과연 자신의 논지는 무엇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마치 인용을 위한 논문인지 다소 의문이 가기도 한다.

인용은 절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꼭 필요할 때 인용해서 이해를 돕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필자의 지인 중에 유난히 남의 말이나 사상가의 말을 인용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는 아주 습관적으로 그 말을 내뱉었고, 남의 말을 인용하지 않으면 대화가 안 될 정도로 심각했다.

어떤 고민이나 감정싸움이 유발되면 지인은 남의 말을 빌려와 모든 것을 해결하려 들었다.

남을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인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남의 말을 인용하는 것도 좋은데 난 네 생각을 묻고 싶은 거야.”

하지만 지인은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그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

한편으론 그와 대화하면 나는 바보가 된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

친구는 마치 상식이 많아 보이고 나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는 무지한 사람 같았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우리가 성현들의 말이나 남의 말을 인용하는 것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다만 그 인용이 적절한가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만약 똑같은 주제로 다룬 경제 서적이 있다고 했을 때 여러 경제학자의 시각은 각각 다를 수 있다.

이런 경우 어느 사람의 말을 인용해야 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각각 시각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섣불리 인용할 수 없는 부분이다.

어떤 사람의 글을 인용하는 데 따라서 논문의 질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차라리 인용하지 않는 편이 더 나을지 모른다.

또 하나의 경우는 인용할 때 부분적으로 차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나치게 인용문을 많이 갖고 오는 경우가 있다.

또는 낱말 하나, 짧은 한 문장을 인용하는 경우도 있다.

인용문이 길거나 짧다고 해서 굳이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다만 그 인용문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적절했냐가 관건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인용은 내 글이 아니라 남의 글이다.

아무리 좋은 인용이라 할지라도 내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므로 남의 글과 말에 말과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처럼 인용은 인용일 뿐이다.

그 인용을 통해서 내 주장은 무엇인지 창의적 발상이 중요하다. 이것이 기본이다.

인용을 부분적으로 하든 전체를 하든 그것은 자기 몫이다.

말도 가려서 하듯 인용도 잘 선별해서 적절히 사용했으면 한다.

그리고 인용하면서 반드시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출처를 밝히는 일이다.

출처를 밝히지 않으면 남의 저작권을 훔치는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하는 것과 달리 저작물에 대해서는 특히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출처를 밝히지 않는다는 것은 남의 작품이 내 것이라는 소리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남의 글을 인용할 때는 책임감 있게 사고했으면 한다.

만약 내가 쓴 글을 남이 도용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입장 바꿔 생각하면 그 해답은 나오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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