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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컨설팅] _ 24. 반복어를 많이 쓰면 어휘 능력 부족이다
대화를 하든 글을 쓰든 반복하는 일이 있다.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많은 어휘를 구사할 수밖에 없다.
가벼운 만남은 별문제 되지 않겠지만 오랜 시간을 두고 얘기를 나누는 사람이면 대화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성 관계도 시작단계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장단점을 쉬 알기 어렵다.
하지만 자꾸 교제하다 보면 하나씩 그 문제점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속았다고 말하게 된다.
그리고 처음에 가볍게 여겼던 말투도 자꾸 반복되면 싫증 나게 된다.
흔히들 술자리에서 술을 먹다 보면 취기에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되면 그 사람과 자리를 함께하기가 힘들어진다.
피하고 싶은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날 것이다.
이처럼 어떤 일이든 반복이 지속하면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든다.
그래서 가능한 한 반복은 삼가는 게 좋다.
맛있는 반찬도 자꾸 먹게 되면 식상하듯이 아무리 좋은 말도 자꾸 듣게 되면 거부감이 오기 마련이다.
이는 글을 쓰는 데도 마찬가지다.
특히 장편소설을 쓸 때는 더욱 유의해야 한다.
긴 글을 쓸 때 어휘 능력이 풍부하지 않으면 같은 말 반복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오해 사지 않으려면 비슷한 말을 최대한 동원해야 한다.
어휘뿐 아니라 문장도 마찬가지다.
더 확장한다면 이야기 내용도 엇비슷하면 그것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의 심리적으로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높다.
길거리에 붙은 간판이나 상품의 상표도 새로운 것이 붙게 되면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그렇지 못하고 오랜 세월이 흘러도 항상 똑같은 모양의 글이나 그림이 있다면 사람들은 식상해서 관심을 끌지 못한다. 특
히 책을 쓰는 작가가 같은 어투로 계속 반복한다면 독자들은 외면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전면적으로 반복법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의도적으로 반복어를 구사하여 흡인력을 고조시키는 기술적 요인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은 시나 노랫말에서 간혹 접하게 된다.
예를 들면 김소월의 ‘금잔디’ 시를 보면 반복어를 엿볼 수 있다.
"
잔디/잔디/금잔디/심심산천에 붙는 불은/가신 임 무덤가에 금잔디.
/봄이 왔네/봄빛이 왔네/버드나무 끝에도 실가지에.
/봄빛이 왔네, 봄날이 왔네/심심산천에도 금잔디에.
"
위의 시에서 ‘잔디’라는 말이 여러 번 반복된다.
하지만 생각잖게 거부감이 오지를 않는다.
반복어를 적절히 사용하면서 오히려 시적 효과를 올리고 있다.
그래서 반복어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는 개인적으로 깊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 못하고 함부로 남발하게 되면 그것은 어휘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과 같기 때문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하나 더 사족을 붙이자면 종결형 어미다.
‘∼것이다’ 처럼 종결형 어미가 문장에서 반복해서 이어진다면 그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연이어 나타나지 않고 간간이 나타나는 것도 그렇게 좋은 인상이 아니다.
어떤 어휘나 문장이라도 그 작품에서 최대한 반복적 행위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서 이야기 주제도 엇비슷하게 써서는 곤란하다.
그러므로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어휘나 문장연습이 필요하다.
오랜 수련에 의해서 이뤄지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요구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새로운 여행지를 찾아 나서듯 새로운 어휘에 대한 학습을 위해 꾸준히 해야 나중에 단단한 문장을 쓸 수 있을 것이다.
한 번쯤 이렇게 한 번 시도해 보라.
내 작품에서 단 하나라도 같은 어휘나 문장을 쓰지 않고 완성할 수 있는지 스스로 실험해 보라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하루아침에 역사는 바뀌지 않는다.
오랜 시간과 피와 땀이 더해졌을 때 그 역사는 새롭게 태어난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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