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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컨설팅] _ 18. 등장인물에 대한 이름 달기.
사람이면 누구나 하나씩 이름을 갖고 있다.
특정한 사람들은 필명이니 아명이니 해서 두, 세 개씩 이름을 병용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아호를 쓴 일도 많다.
만해 한용운, 백범 김구, 스님들은 잘 알려진 법륜스님, 성철스님 등.
여러 형태의 이름이나 아호로 대중들에게 알려져 있다.
이름은 단순히 이름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알려지고 자본주의로 말하자면 나를 대표하는 상품명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름을 짓는데 신중을 기한다.
예전에는 할아버지나 어머니 그리고 종교인이나 학자들이 이름을 지었지만, 지금은 거의 작명소에 의탁해서 길흉에 따른 복 있는 이름을 지으려 한다.
이는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까지 이름을 지어 준다.
어떻게 보면 우리 자연에 있는 모든 것들은 나름대로 전부 이름 하나씩 갖고 있다.
산 이름, 강 이름, 나무 이름. 가게 이름 각종 공산품들 등등 각기 이름을 달고 서로 소통의 대상이 되고 있다.
상품 이름 하나 지을 때 대중들에게 잘 인식되도록 이름 짓는데 온 공력을 동원한다.
이름은 그 사람을 대표하기 때문에 많은 고뇌 끝에 탄생하는 것이다.
이는 문학작품을 쓰는 데도 예외는 아니다.
작가들은 작품을 쓸 때 인물에 대한 여러 고민 중 하나가 작중인물에 대한 이름을 짓는 일이다.
그동안 수많은 작품 속에 나온 이름과 중복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시대에 걸맞은 이름을 짓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예를 들면 옛날엔 여자 이름 같은 경우, 영숙, 미순, 순옥, 문자, 영점이 하는 식으로 많이 사용되었지만, 시대가 변해 지금 그와 같은 이름을 짓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문학작품의 변천사를 보더라도 이는 뚜렷이 드러난다.
고전부터 현대문학 작품을 읽어보면 확인되는 부분이다.
어떻든 이름을 지을 때 작가는 고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은밀히 말하면 작가는 작명가가 아니다. 그렇지만 아무 이름을 지을 수는 없는 일이다.
신분에 따른 이름을 지어야 하는 부담도 없지 않다.
실제 현실과 작품 속의 이름은 차이가 있다.
작품 속에 학자 이름이나 관리 이름을 맹구나 칠복이 식으로 이름을 붙인다면 곤란하다.
이 점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작품 속에서는 그 신분에 따른 적절한 이름을 붙여줘야 한다. 또한 식상한 이름도 피하는 게 좋다.
흔한 이름은 기억에 오래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독자들의 관심도 끌지 못한다.
그리고 하나 더 팁을 준다면 부르기 어려운 이름은 고려해야 하는 대상이다.
발음에 지장을 받거나 즉, 받침이 있는 이름은 가능한 안 쓰는 게 좋다.
그렇다고 해서 받침 있는 이름은 무조건 배제하라는 말은 아니다.
작명가들은 감안해서 이름을 짓게 되는 데 가능하면 부르기 좋고 밝은 이름으로 작명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다 보면 받침 없는 글자가 대체적으로 부르기 좋고 맑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특이한 이름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겠지만 상대방에게 주는 느낌은 안 좋게 미칠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이름을 짓는 일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작품 속에 이름을 하나하나 붙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부단한 노력이 요구되는 일이다.
하물며 이름을 한 번 짓게 되면 평생을 가는 법이지 않은가.
우리가 명작 속의 인물을 오래 기억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 일 것이다.
특히나 사람 이름은 개명이 가능하다. 요즘은 개명 절차가 훨씬 가벼워졌다.
하지만 작품 속의 이름은 개명 그 자체가 불가능하다. 인쇄물은 한 번 나오게 되면 변경은 불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작품을 쓰는 사람들은 인쇄되기까지 몇 번이나 교정을 보는 것도 거기에 있다.
그래서 작중 인물은 한 번 정해지면 영원히 가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좋은 이름을 짓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얻는 것도 권해볼 만하다.
전문가가 아닌 상황에서 혼자 모든 것을 처리하겠다는 것은 오히려 욕심일 수 있다.
또 하나의 방법은 작품을 쓰고 나서 주변 사람들과 한 번 소통해보는 것도 좋다.
그들이 전문가는 아니지만 느낌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여론조사도 마찬가지다.
국민들 개개인의 능력이 현저히 차이가 있긴 하지만 나름 국민들의 반응을 살필 수 있는 기본적 잣대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선진국에서는 작품뿐만 아니라 공산품도 대중의 반응에 따라 주문생산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작중 인물을 설정해서 이름을 지을 때는 주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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