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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컨설팅] _ 41. 글의 끝머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정 많은 정쌤 2020. 5. 18. 17:42

 

편의 글을 쓸 때 대체로 서론 본론 결론의 형식을 갖는다.

글을 시작하기도 힘들지만 마무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는 다른 장치들도 필요하다.

복선을 깔기도 하고 반전을 가미 시켜 극적 효과를 올리는 수법도 동원한다.

그 외에도 소소한 장치를 하기도 한다.

대화 내용이나 표현 하나까지 섬세하게 나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장치들이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더라도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못하면 작품으로서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삶에 있어서 말년이 잘 마무리돼야 인생이 행복한 것이다.

그래서 한 편의 작품에서 끝마무리는 몇 번을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글을 한 번이라도 써 본 사람은 글의 마지막 부분을 어떻게 쓸까를 꽤 많이 고민했을 것이다.

인생도 그렇지만 글의 마무리를 깔끔하게 끝내려면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글의 말미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다가 갑자기 마무리로 들어가면 독자들은 의아해할 것이다.

차가 달리다가 갑자기 급정거하는 것과 같다.

만약 백일장에 나가거나 원고 청탁을 받아 마감 시간에 내몰리게 되면 마음이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 과정에서 글의 마무리를 급하게 끝내는 경우가 있다.

하나의 스토리가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물 흐르듯이 흘러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 갑자기 폭포를 만난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필자의 경우도 그런 경험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자칫 마무리를 잘하지 못해 작품 전체를 휴지통에 버리는 일까지 있었다.

어떤 사건을 전개하다가 끝머리에서는 앞뒤가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즉 인과관계가 논리적으로 잘 정리돼야 독자들로부터 호응 받는 것이다.

끝맺음 말에서 대화체든 설명문이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다.

그리고 사건에 대한 정답을 내리든 내리지 않든 그것 또한 글쓴이의 자유다.

다만 그 내용이 위에서 말했듯 갑자기 급조된 발상이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대개 사람들은 책이나 영화 등속을 보게 되면 끝이 항상 떠오르게 마련이다.

그래서 끝은 기억에서 오래가기 때문에 많은 고심이 필요하다.

우리는 하나의 작품을 죽 보면서 마지막에 어떻게 끝날까를 상상하며 감상한다.

그런 기대를 마지막에서 실망하게 해버리면 그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는 마지막 문장에서 작품의 주제와 잘 일치되도록 개입시킨다.

그래야만 아귀가 잘 맞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반전을 시키면서 극적 효과를 올리려고 하는 의도도 없지 않다.

그래서 혹자들은 작품의 처음과 끝만 보면 작품을 다 읽었다는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어떻든 내 의도가 식상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필자는 글머리와 글의 마무리를 주제의식에 부합되게 이끌고 간다. 이게 작품 구상의 기본형으로 여겨왔다.

글쓰기에 있어서 내가 지양하는 것 중 하나는 추상적으로 끝나는 방식이다.

필자의 생활환경도 그렇지만 글에서도 어떤 분명한 것을 선호한다.

그래서 추상적인 표현, 즉,

‘아마 그러리라 본다.’

‘내 생각엔 거기 있을 것 같은데’

‘걔는 내 생각과 같을걸’

등속의 문장이나 사건 방식은 분명하지 않고 막연한 표현이다.

글쓰기에 있어서 마무리뿐만 아니라 어떤 위치에서도 막연한 표현들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글맛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전체 작품에 대한 여운을 남기는 방법이다.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보다 독자 각자가 추정 가능한 여운을 말함이다.

어떤 문제를 낼 때 너무 어려운 것을 내면 수험자들은 일찌감치 두 손들고 포기한다.

가능하면 독자들이 생각할 수 있을 만만 내용이면 좋겠다는 것이다.

글쓴이가 너무 주관적이면 독자들의 생각을 차단할 수 있다.

자기 사상을 글로 옮긴다고 하지만 그것이 독자들의 사고까지 점령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글 맺음은 작품의 마지막을 근사하게 포장하는 것과 같다.

 

독자들의 마음을 사게 하려면 마무리하는 방법을 잘 습득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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