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컨설팅] _ 36. 단락 구분을 잘해야 이해하며 읽기가 편하다
글을 쓸 때 여러 가지 챙길 것도 많지만 그중 단락 구분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긴 글을 읽을 때가 문제다.
문장이 끊기지 않고 계속 진행되면 독자들은 다소 당황할 수밖에 없다.
흔히 하는 말로 숨도 못 쉬게 할 만큼 답답하고 지루하게 만든다.
상대방과 대화를 나눌 때 상대방의 의사를 무시하고 제 말을 쉬지 않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한 번쯤 그런 경험을 해 봤을 것이다.
그런 사람과 대화에 짜증을 느낀 나머지 다음에는 그 사람과 얘기 나누길 꺼려 할 수밖에 없다.
건물도 비상구가 있듯이 어떤 일이든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일부 소설책에서 거의 두 페이지를 단락을 바꾸지 않고 쓴 글을 본 적 있다.
아무리 재미있는 내용이라도 부담이 안 될 수 없다.
저자는 나름대로 어떤 뜻이 있었겠지만 독자들에겐 부담이 가는 부분이다.
독자에게 배려하는 차원이라면 단락에 대한 구분을 재검토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대개 설명문인 경우 7-8줄 정도에서 줄을 바꾸는 게 합리적일 것 같다.
필자의 견해로는 기장 적당한 단락이라 생각한다.
기계적으로 자로 잰 듯 그 양만큼 단락을 지어라는 얘기는 아니다.
이야기의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락을 너무 짧게 나누는 것도 문제다.
그렇게 하면 설명에 대한 집중력과 진중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든 넘쳐도 탈이고 모자라도 탈인 것 같다.
무릇 글을 쓰는데 있어서 원칙은 없다.
자기 쓰고 싶은 대로 쓰는 것이다.
자기 글에 대한 책임성은 따르겠지만....
‘보기 좋은 떡이 맛이 좋다’는 말이 있듯이 요즘 시대는 디자인 시대다.
디자인 하나가 상품의 판매량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요즘 시중에 나온 책을 보면 디자인에 무진 애를 썼다는 걸 한눈에 볼 수 있다.
비단 책뿐이겠는가.
우리 사회는 모든 부분에서 디자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러한 측면을 감안하자면 글 쓰는 사람들도 자기 작품을 디자인할 줄 알아야 한다.
잘 쓴 작품을 디자인이 좋지 않아 독자들이 등을 돌린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단락 구분도 그런 측면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독자들이 읽기 쉽고 이해하기 편하게 하라는 것이다.
또한 하나 더 유의할 부분이 있다.
한 단락에서 두 가지 이상의 이야기를 쓰지 말라는 것이다.
한 가지 이야기가 끝나면 단락을 바꾸면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섞어놓으면 독자들은 헷갈리게 된다.
이와 같이 단락 구분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작품을 읽는데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글을 쓰는 데 있어서 단락 구분을 잘 염두에 두고 사건을 풀어갔으면 한다.
디자인을 잘 해서 독자들에게 나쁠 것은 없지 않은가.
일기 글이나 동화 등속은 대체로 설명이 길지 않다.
장르에 따른 차이다.
아이들에게는 긴 문장보다 단문을 쓰듯, 단락도 자주 바꿔서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어쩌면 아이들에게 배려의 차원일 수도 있다.
그래서 아이들 대상으로 쓴 책들은 그림도 많고 글도 빼곡하게 쓰지 않고 다소 여유 있게 보인다.
이처럼 독자에 따른 단락 구분도 잘 처리해야 한다.
그러려면 다양한 장르를 접해 보고 그에 따른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공들여 작품을 쓰게 되면 그만큼 가치 있지 않겠는가.
몇 마디 사족을 더 붙이면 명품 옷은 모든 재료가 고급이어야 하겠지만 단추 하나 바느질 한 땀 한 땀을 함부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품을 쓰는 데 있어서 사건만 쫓지 말고 단락 하나도 관심을 갖고 잘 정리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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