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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독서논술] 제대로 읽는 법을 알아야, 빨리 읽을 수 있는 법. _중심 문장 못 찾는 아이, 속독학원 보내야 하나?

정 많은 정쌤 2020. 4. 13. 14:45

안녕하세요. 정 많은 정쌤입니다. :)

 

 

어머님들 중, 초등 저학년에서 고학년이 올라갈 때 특히나 교과 공부에 대해서 불안해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녀가 둘째라면, 이미 첫째의 입학을 경험해서 긴장이 덜 되겠으나,

첫째 아이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경우엔 더욱 신경 쓰시는 걸 알죠.

한 아이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6개월 전 상담 온 어머님은 자녀가 책을 읽긴 하는데,

내용 파악 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찾아오셨습니다.

 

몇 번 수업을 해보니, 성실성이 좋은 아이였어요.

꼬박꼬박 빠지지 않고 열심히 책 읽기를 해왔거든요.

그런데 문제점을 갖고 있었어요. 다른 아이들과 그룹수업을 할 때 발견한 것인데,

발문에 대한 작성 능력이 떨어졌다는 것이죠.

 

조용하고 착해 보이는 그 여학생의 문제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아이에게 평소 독서습관에 대해 질문했죠.

 

문제점은 간단했어요. 아이는 그저 책을 ‘읽기’만 했다고 이야기했어요.

읽으면서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집중력과 생각 상호작용이 부족했던 것이죠.

우선적으로 아이는 혼자 책을 읽어왔기에 독서 선정의 다양성이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책 읽기’ 자체를 좋아하진 않았어요.

나중에 들어보니 어머니가 아이의 학원 때문에 도서관의 대신 가서 대부분의 도서를 빌려다 주었고,

아이는 엄마의 눈높이에서 고른 책을 보았던 것이죠.

도서를 고르는 아이의 참여가 부족한 탓도 흥미를 떨어지게 한 것이었죠.

 

6학년인 친구가 책에 흥미를 갖기도 전에 독서를 그저 ‘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니,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이러 한 문제점을 타파할 수 없을까? 고민하였는데,

우선적인 방법으로는 책 읽기를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었습니다.

걱정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는 참여도가 좋아졌고, 발문에 대한 질문도 점점 구체적으로 바뀌었죠.

이대로 가면 문제없겠다고 생각했는데,

 

몇 주가 지나 어머니가 아이를 속독학원에 보낼 예정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이유는 아이가 중학교 올라가서 중심 문장을 못 찾고 헤매면 내신 성적이고 뭐고, 안 나올게 뻔하니까요.

아이를 특목고에 보낼 생각에 더더욱 신경을 써야 했던 탓이기도 하겠지만요.


이런 비슷한 걱정 하시는 어머님들 계시리라 생각 들어요. 내용 파악이 부족하고,

책의 본질적 이야기를 알지 못하는 것은,

중학교에 올라가서도 교과 공부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우선 속독학원에 보내는 것들 중 잘못 알고 계신 것 중 하나는

속독을 하면 집중력이 생겨 중심 문장을 잘 찾겠지 하는 마음. (경우에 따라 보내는 것이니, 무조건적인 비난은 아닙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속독학원을 보내 아이의 실력이 향상되리라 무조건적으로 기대하는 것입니다.

 

글 안의 목적과 문맥을 파악하는 것은 당장 교과 내 신용 문제 푸는데 알맞습니다.

교과 시험은 내용을 읽고, 그에 관한 질문을 만들어 객관식으로 푸는 것이니까요.

 

속독학원에 등록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진 않아요.

오히려 빠르게 읽는 방법을 중심으로 가르치다 보니,

독서력이 약하거나 읽기의 힘이 부족한 아이들은 그저 기계적으로 ‘읽어내기’를 훈련한다는 것이죠.

 

책은 특히나 글쓴이의 목적, 의도, 등장인물의 성격, 배경과 사건 등을 교차적으로 파악해야 이해할 수 있어야 해요.

‘읽기만’하는데 익숙한 아이에게 속독을 시킨다면, 아이의 독서력은 좋아질 수 있을까요?

앞서 말한 독서의 교차적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는 완전히 사라지게 된답니다.

개인적으로 무섭기도 합니다. 감정과 생각과 경험, 감각을 통해서 읽어야 할 책을 그저 무심하게 단순한 목적을 갖고 ‘읽어내려고만’ 한다면, 감성이 자라나야 할 나이에 그런 기회는 맛보지 못하는 것이니까요.

 

아래는

중심 문장을 못 찾는 아이라면 체크해 봐야 할 것들이에요.

1. 아이의 독서가 전체적으로 잘 이루어졌는지.

 

그저 ‘읽었어요’에 초점을 둔다면 독서력은 자라나지 않습니다. 파악을 하며 읽는 것이 중요해요. 어떤 친구들은 엄마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 읽는‘척’ 하는 아이도 있었어요. 책을 읽으면 공부를 열심히 한다며 평소보다 더 과한 칭찬을 하는 것이죠.

그러나 형식적 책 읽기는 전혀 도움 되지 않아요. 책 읽는 아이 칭찬하시는 것 좋으나, 무조건적인 칭찬보다 제대로 읽고 있는지를 확인해봐야 합니다.

 

 

2. 문맥과 이야기를 다 파악하고 있는지.

줄거리는 대강 아는 것 같은데, 등장인물이 누가 등장했으며 각자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어느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는 것인지 와 같은 디테일한 질문을 물어보면 잘 모르거나 헷갈려 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이렇더라고요. 독서력의 문제가 될 수 있는 이 부분도 체크해야 합니다.

 

3. 속독과는 다른 것.

제한 시간을 두고 빨리 읽어내는 속독과는 다릅니다. 핵심은 ‘제대로’읽었느냐 하죠.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독서력을 키우기 위해선 한 권의 책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요.

독서력이 본인의 학년보다 떨어지는 아이가 무조건 어려운 책을 읽으려 하는 것은 금물이랍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본인의 학년보다 한 학년 낮은 책으로 읽기

 

전혀 민망하거나 창피한 것이 아니랍니다. 독서력을 키우기 위한 하나의 단계입니다. 아이가 그전부터 밟아오지 않았던 것뿐이죠.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제대로 읽어야 합니다.

그 시간 속에서 교차 내용 파악과 생각들이 일어나야 하는 것이죠.

 

2. 띄어읽지 말기

 

독서수업을 하다 보면, 학원 숙제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한 권의 책을 나눠 읽는 경우가 있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읽으면 안 됩니다. 하고 이유를 들어 설명해주죠.

하나의 스토리를 갖고 진행되는 책 안에서 띄어읽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중간을 읽다 보면 앞 내용이 기억나지 않을뿐더러, 감정과 생각이 연결되지 않아요. 오히려 내가 책을 ‘읽었다’고 착각할 수 있게 만들 위험성이 있습니다. 이런 학생들의 경우 수업 진행시 내용 파악이나 사실관계를 전혀 파악 못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정말 읽었어요!라고 말하지만, 제대로 읽지 않은 거 아시겠죠?

 

3. 단어 확인하기

 

한자어 내지는 어려운 어휘가 나오면, 본능적으로 건너 뛰는 친구들이 있어요. 저학년 같은 경우엔 선생님~ 하고 질문을 하지만, 고학년일수록 단어 질문을 안 하는 경우가~ 민망해서 그럴 수도 있고, 귀찮아서 그럴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한 페이지 기준으로 3번 이상 건너뛰는 경우가 나오면 처음부터 끝까지의 문맥 파악이 어려울 수 있어요. 그래서 적절한 학년의 도서, 혹은 그보다 조금 낮은 도서를 선정해서 읽게 해야 한답니다.

 

 

4. 집중해서 읽기

책 읽는 시간은 오로지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숙제를 하다가, 밥을 먹다가 중간중간 읽으면 아니 된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으로 집중할 수 있게끔 해주세요. 딴 생각이 들면, 잠시 스트레칭을 하고 방금까지 읽었던 내용을 상대방에게 설명해달라고 해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그 호흡을 놓지 않고 이어갈 수 있어요. 독서력이 부족했던 아이들 중에서도 이런 방법으로 가르친 아이들이 있답니다. 반복하니 책 읽기 능력과 집중도가 많이 늘었죠.

 

5. 책을 다 읽고 내용의 적절한 체크

 

가장 중요한 작업인데요, 책을 읽고 나서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1. 등장인물은 누구?

2.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

3.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것을 줄이면 중심 문장이 되겠죠.)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체크하고, 그 이후에 세부 질문으로 기억하는 부분과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을 파악해야 하죠.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과 관련된 이야기를 살짝 해주면 되지요.

그럼 ‘아! 맞다’하고 잘 이야기한답니다. 만약 기억하지 못한다면 함께 책 안의 부분을 찾아보는 것이죠.

답답함에 정답을 알려주진 마셔요, 그러면 내용에 대한 흥미가 떨어져 좋지 않기 때문이에요.

 

결국 이 모든 것은 아이의 독서력을 키우기 위함입니다.

중심 문장을 찾는 능력은 독서력이 키워지고 나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죠.

 

훈련으로 잠시의 도움은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았을 땐 오히려 나중에 무너질 가능성이 크죠.

고등학교의 교과서 지문은 보다 길어요.

각기의 영역의 폭넓은 설명이 함축되어 있기에,

그 내용을 기억하고 이해하려면 단순한 읽기만으로는 부족하답니다.

 

그래서 속독보다는 정독이 우선시 되어야 한답니다.

초등학교부터 단단한 독서력과 습관을 잡아주어야 해요.

그것이 진정한 읽는 '힘'을 만들어주는 것이랍니다.

근육도 오랜 시간 단련을 해야 단단해지는 것처럼

단시간에 만들어지지 않죠.

'꾸준히'가 정답입니다. :)

 

정 많은 정쌤은 내일 다시 올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