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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컨설팅] _ 8. 글을 잘 쓰고 싶으면 문장에 리듬을 타라

정 많은 정쌤 2020. 3. 17. 15:19

생활에 리듬을 탄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음악은 우리에게 기를 북돋우고 두뇌를 힐링 시킨다. 무슨 일이든 음악성을 가미시키면 부드럽고 즐거울 수밖에 없다. 글 장르에서 음악성은 시에서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다. 시가 노랫말 가사로 등장한 예는 많다. 그래서 시를 쓰는 데 있어서 리듬감이 있으면 시의 맛을 더하게 된다.

음악 악보에서 높낮이가 없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예를 들면 음표가 4분 음표만 있다고 한다면 밋밋하고 음악성이 떨어질 것이다. 만약 우리 주변의 산이 높낮이가 없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이처럼 높낮이가 없다면 그 감정은 반감할 것입니다. 풍광이 좋은 곳에 인재가 많이 나온다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닐 터다. 우리의 자연도 높낮이가 있음으로써 사람들은 인생 고개를 얘기하기도 하고 거기에 따른 철학가가 되기도 한다.

글을 쓰는 데도 리듬감은 필요하다. 문장부터 논한다면 단문과 장문을 적절히 배합할 필요가 있다. 단문만 자꾸 반복되거나 장문만 자꾸 반복되면 독자들은 지루하거나 식상할 수 있다. 사건 내용에 따른 단문과 장문의 배분도 중요하다. 아무래도 단문은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측면이 많다. 어떤 추적 상황을 그리거나 긴박한 상황 등속은 단문이 어울리지만, 한적한 시골의 느긋한 환경에서 단문을 사용하면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길고 짧은 문장을 적절히 구사하는 것은 독자들에게 재미를 더할 수 있는 요소인 만큼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놀이기구도 롤러코스터를 타야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글도 상황 변화에 따른 리듬감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산에 산에/꽃이 피네/들에 들에/꽃이 피네/꽃이 피면/산과 들에~

-시인 김소월의 '산유화' 중에서-

이 시는 김소월의 ‘산유화’라는 시다. 이 시는 노래로도 잘 알려진 시다.

마치 음악을 위해 만든 시구처럼 착각할 정도다.

두 사람의 관계에 금이 간 것은 성구의 여자 친구 때문이었다. 성구에겐 순미라는 여자 친구가 있었다. 그녀는 동네 남자들 사이에 인기가 있었다. 수려한 미모에 공부도 잘하고 예의가 발랐으며 집도 부유했으니 웬만한 사내치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먹지 못할 호박 한 번쯤 푹 찔러보는 심사로 남자들은 덤벼들었던 것이다. 길수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주변에선 길수와 순미가 가장 잘 어울릴 것이라는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오르내렸다.

-소설 '매향리 사람들' 중에서-

윗글은 정수리 작가의 ‘매향리 사람들’에 나오는 일부 내용이다.

위의 내용에서 보듯 단문과 장문이 적절히 배치되어 리듬감을 잘 살리고 있다. 즉 지루함을 상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글을 연결하는 데 있어서 리듬감은 중요한 요소다. 곡 연주에 있어서 리듬을 타는 것처럼 글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도 리듬을 잘 탈 때 흥겹고 즐거운 것이다. 그래서 글을 시작할 때 많은 장치가 필요하지만, 문장이 파도타기하듯 잘 넘어갈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물론 왕도는 없다. 어떻게 보면 그 모두 독자의 몫일 수 있다. 동양철학에서 음양의 조화를 논하기도 한다. 음과 양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이룰 때 조화를 이룬다고 한다. 무슨 일이든 한쪽으로 기울면 부작용이 일어나게 되고 절망하게 된다. 공부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 부자와 가난한 사람 등등 서로 차이가 있게 되면 서로를 경계하기 때문에 감정의 골이 깊어질 우려도 크다는 것이다. 글도 단문과 장문이 균형을 가질 때 그 완성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글 쓰는 일을 힘들어하거나 짜증 내면 한 줄 쓰기도 힘들다. 흔히 무슨 일이든 ‘즐기면서 하라’는 말이 있다. 물론 처음에는 어색하고 힘들지만, 몸에 붙으면 그땐 쉽게 풀려나간다. 글을 리듬감 있게 쓰는 것도 처음에 다소 힘들 수 있겠지만 자꾸 습작하다 보면 나중엔 숙련된 실력으로 나타나게 된다.

 

 

우리의 삶도 리듬을 잘 타게 되면 한층 즐거운 인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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