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을 쓰지 않는 시란 씨_ 인권과 존중 그리고 다른 이를 위한 목소리에 대하여. (초등 도서 추천, 그림책)
안녕하세요. 정 많은 정쌤입니다. :)
비가 올 때 일부러 우산을 쓰지 않은 적 있으신가요?
저는 비를 좋아하나, 비가 튀어 옷이 젖는 것이 싫어서 그래 본적 은 없는데요.
쏟아지는 빗방울을 보기 위해 우산을 살짝 들 때면 온몸으로 그 비를 맞고 싶다는 생각은 요즘도 가끔씩 들어요.
사람마다 비에 대해 대응하는 방식은 다 달라요.
우산을 편 채 뛰어가거나,
천천히 걸으며 빗소리를 즐기거나,
우산 없이 비를 맞고 가는 사람.
어릴 때 저는 주로 우산 없이 뛰어가는 경우가 많았어요.
예고 없이 비가 왔을 때 언제 그칠지 모르는 비를 기다리는 그 시간이 너무 지루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죠.
이 도서를 소개하기 전에
고민했답니다.
그림책이니 어린이 청소년 도서이기도 하나,
어른을 위한 도서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시란 씨는,
평범한 회사원이에요. 회사에는 남들보다 조금 더 열심히 일하고,
퇴근을 하면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시청하며 잠깐의 여유를 갖는.
아주 일상적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죠.
주말엔 테니스 모임에 나가 취미생활을 즐기기도 해요.
시란 씨의 인생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일상과 비슷하죠.
집에 돌아와 휴식을 취하며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중
먼 나라의 삐쩍 마른 어린이가 나오는 장면을 보게 되죠.
그리고 어느 날은 또 시란 씨에게 편지가 한통 도착해요.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죠.
'죄도 없이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풀려나도록 편지 쓰는 일을 함께 해 주시겠습니까?'
그러던 어느 날 시란 씨는 목욕을 하던 중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문을 여는데,
총을 겨눈 사내들에게 체포됩니다.
그의 죄목은 '우산을 쓰지 않은 죄'
다른 사람들은 우산을 쓰는데 왜 너 혼자만 우산을 쓰지 않았냐는 지휘관의 질문에 시란 씨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비를 맞으면서 걸으면 기분이 좋으니까요."
그러나 시란 씨의 생각은 잘못된 행동, 이상한 행동이라고 여겨집니다.
시란 씨가 사라져도 회사 동료들과 주변 친구들은 아무렇지 않게 행동합니다.
오히려 직장 내에서는 친절했던, 일 잘했던 그의 장점을 꼬투리 잡아 왠지 그런 점이 수상하고 이상했다며
그를 몰아세우죠.
그로 인해 손해 보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 더러운 먼지가 묻은 손을 불결함에 탁탁 털어내려는 회사 동료들과 친구들의 행동. 그저 동화이나 동화로만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죠.
내가 당하거나, 여러 번 목격하는 일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의 배신, 이기심을 겪다 보면 세상이 정말 미워질 때도 있어요.
이것은 아이들의 세계에서도 어른들의 세계에서도 일어나는 일이기에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장면을 읽고 화가 날 수밖에요.
세상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는 시란 씨를 구해주는 건 다른 사람들의 편지입니다.
시란 씨가 관심 없어 하던 그 편지가 신기하게도 그를 살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죠.
생각지도 못한 사람들에게서 도움을 받게 되었을 때, 시란 씨는 그들에게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
이 도서의 작가인 '다니카와 슌타로'씨는 죄 없이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을 위해 편지를 쓰는 활동인 국제 엠네스티를 소개하기 위해 그림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해요.
이 책에서 눈여겨볼 수 있는 것은 인권 이외에도, 사회의 부조리, 권력의 단상이랍니다.
무조건적이고 억압적인 힘에 의해 죄도 없이 끌려 나오는 시란씨와 이를 방관하는 사람들.
시란 씨가 없어도 문제 되지 않고 일상으로 이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
일본어의 특징은 글쓴이의 의도에 다라 히라가나, 가타카나, 한자로 다르게 쓰이기도 한다는데요.
원서에서 '시란'이라는 주인공은 보통의 외국인 이름을 쓸 때처럼 가타카나로 되어 있었는데, 옮긴이의 번역 작업 후 한자와 히라가나로 바꾸어보니 '시란'이라는 말에는 '모른다'라는 뜻이 있는 것을 알았다고 합니다.
'모르는 사람' 즉, 나와는 상관없을 수도 있는 이 사람이 주변에는 정말 많을 거예요.
그러나 그 사람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우리는 관심이 없죠.
어쩌면 우리 스스로가 '시란'씨 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슷비슷한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사는 것을 꿈꾸는 우리. 그마저도 나를 위한 노력이지 않을까요? 그림책 하나가 주는 울림이 크게 느껴지네요.
또 다른 '시란'에 의해 발전하는 세상
시란 씨를 위한 모르는 사람들의 꾸준한 엽서는 감동으로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모르는 사람의 안부를 묻고, 그를 위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마음을 내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죠. 한 장의 엽서가 가진 힘은 묵직합니다. 그래서 제일 마음에 든 장면이기도 했지요.
아이들과의 수업에서 하나의 질문에 대한 생각을 물을 때 대답은 늘 달라요.
학년이 올라고 새로운 아이들과 수업할 때도 마찬가지죠.
다르니 재미있고, 풍부한 수업이 됩니다. 그래서 '다름'이란 새로운 자극이며, 발전의 토대라고도 할 수 있지요.
특히나 아이들을 생각을 존중할 때 이전보다 더 좋은 이야기를 하기도 한답니다. 그것은 존중에 의한 자유적 표현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요.
역사적으로 존중받지 못한 시대, 인권이 유리되는 시대는 숱하게 이루어져 왔어요.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이죠.
'시란'씨를 통해 그저 안타깝다고 표현하기보다는 인간 속성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엇이 사람을 병들게 하고, 힘들게 하는지를 말이죠.
이 책은 교과연계도서이기도 해요.
5학년 1학기 2단원 인권을 존중하는 삶
5학년 1학기 2단원 헌법과 인권 보장
6학년 2학기 1단원 행복한 삶과 인권
6학년 2학기 4단원 함께 해결하는 지구촌 문제
책이 담고 있는 주제와 연결되어있는 지점이 있죠.
도서 자체의 글 밥이 작고 책은 얇으나,
깊은 독서가 가능한 책이라는 판단이 들어 고학년들이 읽기에도 가볍지 않답니다.
마지막으로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독후 활동 첨부해요.
책을 출판한 '천 개의 바람' 블로그에 있어 가져와봤답니다.
출처: https://blog.naver.com/athousandhope/221502405043
천개의바람 <우산을 쓰지 않는 시란 씨> 독후활동지
우산을 쓰지 않는 시란 씨다니카와 슌타로, 국제앰네스티 글 | 이세 히데코 그림ISBN 9791187287612 ...
blog.naver.com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시란'씨 들을 위해 작은 일부터 하나씩 해본다는 건 정말 의미 있는 일일 거예요.
당장에는 티가 나지 않아도, 나로부터 완성된 엽서로 인해 또 다른 '시란'씨는 희망을 읽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죠.
기분 좋은 금요일이네요~
저는 무엇부터 할 수 있을까요?
오늘 아이들 수업 끝나고 계획을 좀 세워보아야겠어요. ㅎ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527782
우산을 쓰지 않는 시란 씨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하는 게 옳은 일일까?일본에서 국민 시인이라 일컬어지는 다니카와 슈운타로와 세계 최대의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가 만나 탄생한 인권의 의미, 연대의 가치를 상징적인 이야기로 깊이 있게 담아낸 인권 그림책 『우산을 쓰지 않는 시란 씨』. 이야기에 한층 더 깊은 울림을 담아 그려내는 화가 이세 히데코가 여기에 힘을 보탰다. 시란이라는 젊은이가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성실하게 일을 잘하는 사원이고, 휴일에는 친구를 만나 시간을 보내는 평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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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많은 정쌤은 내일 다시 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