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바로 알기

[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컨설팅] _ 49. 사투리 맛을 제대로 돋우려면 이렇게 쓰라

정 많은 정쌤 2020. 6. 5. 16:22

 

리는 생활하면서 많은 사람과 대화를 나눈다.

그 과정에서 각기 다른 말투와 사투리를 만나게 된다.

서울 수도권은 전국 사람들이 다 몰려든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금 상경한 사람부터 수십 년 전에 상경해서 터를 잡고 사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상경하면서 자기 지방 사투리를 숨기지 못하고 사용한다.

우리나라는 지방마다 사투리 색이 진하게 나타난다.

사투리는 사람들에게 정겨운 맛이 있다.

사투리가 있으니 나름 색다른 맛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표준말로 갈아타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한 노력에 따라 사투리를 거의 쓰지 않는 사람도 간혹 있다.

그렇지만 완벽하게 지방 사투리를 극복하지 못한다.

사투리는 가끔 영화나 문학작품에서도 나타난다.

작품마다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은 지방 사투리를 얼마나 걸쭉하게 쓰느냐 안 쓰느냐로 구분된다.

그 사투리 중에 알아듣기 힘든 부분도 있다.

사전에서 찾거나 그 지방 사람에게 물어봐야 할 사투리도 없지 않다.

그래서 작품을 만드는 사람은 사투리를 어느 수준까지 써야 하는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경상도 사투리에서

에나(정말),

가수나(계집아이를 일컫는 말),

막살해라(그만두라),

는 낱말이 있다. 다른 지방 사람들이 선뜻 알아듣기 힘든 사투리다.

그래서 이런 사투리를 작품 속에 넣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사투리 선택에 따른 고민이다.

개인적 입장이지만 독자들이 알아들을 만한 사투리로 가져가는 게 좋을 듯하다.

독자들은 책의 주제나 사건 등을 보며 즐기려 하지 사투리 공부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알 수 없는 사투리로 인해 책 읽기에 지장을 주면 짜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사투리를 사용하는 것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사투리를 거의 쓰지 않고 모양만 갖춘다면 그것도 문제다.

 

다음의 글을 보면

“지도 잘 모르겠지만서두유. 청계천을 다시 복원한다 하더구만유.”
“그렇다나 봐유.”
“나는 냇물에 징검돌이 됐으면 좋겠구먼유. 예쁜 아이들이 타박타박 내 등을 밟고 건너간다면 참 행복할 거구먼유.”
“아, 그랬구먼유. 컴컴한 감옥에서 용케도 견디셨구먼유.”

 

위의 글에서 보면 한눈에 띄는 것이 ‘∼유’밖에 없다.

충청도 사투리의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끝말이다.

충청도 사람들이 이 글을 보면 너무 휑하다는 말을 했을 것이다.

이 글을 쓴 작가는 고향이 강원도다.

그러니 충청도 사투리는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일반 사람들은 그저 ‘∼유’ 자만 들어가면 충청도 사투리라 여긴다.

하지만 충청도 사투리는 얼마든지 많다.

위의 문학작품에서 보듯 단 하나의 사투리로 충청도 맛을 내는 것은 다소 문제 있어 보인다.

충청도 사투리를 모르면 사투리 공부를 해서 작품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사투리를 작품에 개입시킬 것 같으면 철저한 사투리 공부를 해야 한다.

너무 어렵거나 너무 쉽거나 또는 공부하지 않고 단 몇 개의 사투리만 알고 글을 쓰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사투리를 잘못 써서 작품 전체에 먹물을 떨어뜨리는 행위는 하지 않는 게 좋다.

자신 없으면 사투리를 쓰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사투리를 사용하더라도 타지방의 생소한 사투리보다 자기 지방의 사투리로 접근하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나 생각한다.

사투리를 잘 사용하면 감칠맛이 있다.

그 지방의 토속적인 언어가 이야기를 더욱 실감 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제대로 사투리를 구사하고 싶으면 작은 배낭 하나 메고 그 지방으로 달려가라.

경험만큼 좋은 것도 없다.

어떤 일을 하려면 발품을 팔 수밖에 없다.

 

가만히 앉아서 세상 걱정하지 말고 현장에 사람들을 만나 해결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copyright © 글동네 by 정 많은 정쌤. ALL RIGHTS RESERVED.

이 글은 무단복제 및 무단 배포를 금합니다.